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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 근무하다 월북 젱킨스 日서 숨져

입력 | 2017-12-13 03:00:00

2004년 납북 아내 따라 일본 정착




주한미군으로 근무하다 베트남전에 징집되지 않으려고 탈영해 월북했던 찰스 젱킨스 씨(사진)가 11일 일본에서 사망했다. 향년 77세. 그는 니가타(新潟)현 사도(佐渡)시 자택 앞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으며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사망했다.

그는 1965년 비무장지대(DMZ)에서 근무하던 중 “베트남에 가면 죽을 것”이라는 두려움 속에 월북했으며 이후 39년 동안 북한에서 살았다. 북한은 구타와 감시를 일삼으며 그를 반미 영화에 출연시키는 등 체제 선전에 적극 활용했다. 1980년 납치 일본인인 소가 히토미(曾我ひとみ) 씨와 결혼해 두 딸을 뒀다.

납치 피해자 귀국을 위한 일본 정부의 노력으로 소가 씨는 2002년 귀국했으며 그도 2004년 두 딸과 함께 일본 땅을 밟았다. 일본 내 미군 군사법원에서 탈영과 적군 지원 혐의로 유죄가 인정돼 25일간 구금됐고 불명예제대 조치됐다. 젱킨스 씨는 이후 수기를 출판해 북한의 실상을 알리는 한편으로 영주권을 얻어 부인의 고향 기념품 가게에서 일하며 지역 명사가 됐다. 관광 진흥에 기여한 공로로 감사장도 받았다.

NHK는 “평양의 같은 아파트에 납치 피해자로 보이는 태국인과 루마니아 여성이 미군 탈영병의 부인으로 살고 있던 것을 밝히는 등 납치가 국제적인 문제로 확산되는 계기를 제공했다”고 평가했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