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병 전문 메디플렉스 세종병원, 아시아 최초 필립스 ‘모니터링’ 도입 환자 이상땐 담당 의사에게만 알려 불필요한 알람으로 인한 혼선 줄이고 실시간 확인으로 신속한 조치 가능
7일 서울 용산구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필립스 ‘커넥티드 케어 심포지엄’ 현장에서 필립스 관계자가 병원 구역별로 분리된 환자 모니터링 시스템을 하나로 연결한 ‘커넥티트 모니터링 솔루션’을 시연하고 있다. 필립스코리아 제공
의료진은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심박수를 모니터링하는 기기는 A 씨의 심장이 멈추기 전 네다섯 차례나 이상 징후를 포착하고 알람을 보냈지만 의료진이 제때 조치하지 못한 원인을 찾기 위해서였다. 조사 결과 알람이 울릴 당시 대다수 의료진이 A 씨 옆 병동의 다른 환자에게 심폐소생술을 하고 있었다. 의료진은 이 환자를 살리는 데 집중하느라 A 씨의 심정지 위험 알람을 놓친 것이다.
중환자실 환자들은 갑자기 상태가 악화될 때를 대비해 여러 진단기기를 몸에 달고 있다. 의료진은 이를 통해 환자의 심박수와 혈압 등 생체 신호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한다. 하지만 A 씨 사례처럼 환자 모니터링 시스템을 갖추고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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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환자 모니터링 시스템은 응급실, 수술실, 중환자실 등 병원 구역별로 따로 운영된다. 환자가 응급실에서 중환자실로 이동하면 환자 모니터링 시스템을 바꿔 다시 연결해야 한다. 이때 일시적으로 환자의 정보 수집이 끊기게 된다. 환자 모니터링 시스템이 의료계에 혁신을 가져온 기술인 동시에 환자의 위험을 높이는 기술이라는 오명을 갖게 된 이유다.
또 환자에게 이상이 생기면 담당 간호사와 주치의에게만 알람이 울린다. 모바일 전용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을 통해 환자 상태를 스마트폰, 태블릿PC로도 확인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전화로 환자 상태를 듣거나 직접 환자가 있는 병동까지 방문해야 했다. 담당 의료진이 수술 중이거나 휴무 상태라면 다른 의료진에게 알람과 환자의 임상 정보를 즉시 전송할 수 있어 신속한 조치가 가능하다. 환자 상태에 맞춰 알람 설정을 달리 할 수 있어 불필요한 알람을 줄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메디플렉스 세종병원을 운영하는 혜원의료재단 박진식 이사장은 7일 필립스가 주최한 ‘커넥티드 케어 심포지엄’에 참석해 “이전에는 간호사 1명이 하루에 챙겨야 하는 알람이 600여 개가 넘었지만 이 솔루션을 도입한 이후 10여 개로 줄었다”며 “알람이 울린 후 조치하는 시간도 기존 2분 30초에서 30초로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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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