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안 법정시한내 처리 무산]
하지만 이번에 여야는 ‘헌법이 정한 처리 시한을 지키자’며 도입한 선진화법의 정신을 3년 만에 내팽개친 뒤 ‘네 탓 공방’을 벌였다. 여당은 문재인 정부의 고공 행진하는 지지율을, 야당은 표 대결에 밀리지 않는 의석수를 믿고 ‘치킨게임’을 벌인 것이다.
○ 여야 ‘치킨게임’에 처리 불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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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번에는 여소야대 3당 체제와 맞물리며 돌파구 찾기가 더 쉽지 않은 분위기다.
올해 여야는 법정 시한을 하루 넘긴 3일 “냉각기를 갖자”면서 공식적인 협상도 열지 않았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일요일이라도 본회의를 열 수 있도록 ‘본회의 공휴일 개의의 건’을 전날 의결했다. 협상이 타결되면 언제든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겠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여야 지도부 모두 소속 의원들에게 ‘비상 대기령’을 내리지 않았다. 그 대신 각각 기자간담회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장외 여론전을 벌였다.
국회가 첫 ‘시한 내 처리 불발’이라는 오명을 떠안으면서도 ‘치킨게임’을 벌이는 것은 “결국 지연 책임이 상대방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계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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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산안 협상 막판 쟁점은…
예산안 협상 타결의 발목을 잡은 쟁점은 문재인 정부의 핵심 공약인 공무원 증원(1만2000명) 예산과 내년도 최저임금(시간당 7530원) 인상을 보전하기 위한 지원 예산이다. 당초 여야가 꼽은 6대 쟁점 가운데 아동수당 도입, 기초연금 인상 등은 이견을 많이 좁힌 상태다.
여야는 정부안의 공무원 증원 숫자를 줄이는 것에는 공감대를 이뤘다. 그러나 감소 폭을 놓고 끝내 결론을 내지 못했다.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는 “(타협안으로) 한국당은 7000명, 국민의당은 9000명, 민주당은 1만500명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국민의당 한 관계자는 “민주당에서 ‘1만 명’이라는 숫자를 고집하더라”고 전했다. 문재인 정부의 첫 예산을 ‘사람 중심 예산’이라고 천명한 만큼 상징성을 포기하기 쉽지 않다는 얘기다.
소상공인에게 최저임금 인상금을 보전해 주는 ‘일자리 안정자금’ 2조9700억 원에 대해선 입장이 더 팽팽하게 대립한다. 한국당은 내년 1년만 한시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간 기업이 부담해야 할 근로자 임금을 세금으로 직접 지원해주는 것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여당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국민의당이 “2019년에는 2018년의 50% 수준인 1조5000억 원으로 지원금을 줄이자”는 타협안을 내놓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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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영 gaea@donga.com·박훈상·박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