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플러스’ 인생학교 동문 52명, 복합문화공간 ‘루덴스키친’ 문열어
11월 7일 서울 은평구 루덴스키친 개업식에 참석한 서울시50플러스 서부캠퍼스 인생학교 동문들과 루덴스 협동조합 관계자들이 기타 연주를 즐기며 식사하고 있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 제공
지난해 서울시50플러스재단 지원으로 창립한 루덴스협동조합이 주도한 루덴스키친은 실제 50플러스 세대 52명이 직접 100만 원씩 출자해 만들었다. 이들은 중장년층 인생 2막 설계를 위한 서울시50플러스 서부캠퍼스의 ‘인생학교’ 동문이다.
점심시간 루덴스키친은 언뜻 보기에 70석 규모의 평범한 음식점이다. 매장 한쪽에 무대와 빔프로젝터가 있다는 게 조금 독특할 뿐이다. 해초와 메주콩, 매생이 등 담백한 음식재료에 화학조미료를 넣지 않고 요리한 제철음식을 1인당 1만 원 이하에 내놓는다.
루덴스키친 앨리스 주 사장(55·여)은 “가족모임은 물론이고 연주회, 전시회, 작은 결혼식, 춤 카페를 비롯해 다양한 문화활동을 즐길 수 있다. 50세를 기념하는 ‘반세기 파티’처럼 잔치를 열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서부캠퍼스 파티플래너 과정 수료생과 연결시켜주는 방안도 검토한다”고 말했다.
오후 5시 반부터는 ‘풍류가 있는 라이브 포차(포장마차)’가 된다. 수제 맥주와 전통주, 와인, 제철 재료로 만든 다양한 안주를 판매한다. 음향설비를 갖춰 악기만 가져오면 누구나 무대에서 연주할 수 있다. 루덴스협동조합 조명진 상임이사(63)는 “인근에서 일하는 직장인밴드가 심심찮게 연주를 할 수 있느냐며 문의한다”고 말했다.
지역사회 일자리 창출이라는 의미에서 셰프 5명을 비롯한 직원들은 은평구 주민만 고용했다. 내년 상반기에는 은평구 다문화 여성 사회적기업 ‘마을무지개’와 협력해 다문화 메뉴와 프로그램을 개발할 예정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주 사장과 조 이사는 서울 강남에서 200석 규모의 고급 한정식집을 공동 운영했다. 이들이 루덴스키친을 만든 것은 젊은이와 노인을 잇는 ‘다리’ 역할을 해야 할 중장년층이 획일적인 삶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