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산업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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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특수영상기술이 할리우드로 대변되는 북미나 유럽 지역 선두업체를 근소한 차이로 따라잡으며 세계시장에서 새로운 한류를 이끌고 있다.
주로 영화 시각효과(VFX)에 활용되는 컴퓨터그래픽(CG)은 디지털 작업으로 만들어내는 시각·영상 콘텐츠와 그 제작기법을 아우르는 개념이다. 최근 가상현실 등 파생 분야가 계속 등장하면서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꼽힌다. 실제 ‘CG산업의 산업연관분석을 통한 경제적 파급효과 분석’(NIPA) 보고서에 따르면 CG가 게임, 3D 애니메이션 등 수많은 디지털콘텐츠산업의 기반으로 작용해 부가가치·고용유발계수가 각 ‘0.814’ ‘11명’으로 반도체(0.547, 3명)나 자동차(0.687, 6.8명)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10억 원의 재화가 생성될 때 CG 연관 산업에서는 11개의 일자리가 창출된다는 의미다.
성장가치에 주목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이미 ‘K-ICT CG 산업육성계획’을 마련하고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을 중심으로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세계 CG시장이 2020년 약 49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CG를 새로운 효자산업으로 키우겠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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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PA가 지원한 우수기업들은 해외 진출을 가속화하며 중국 흥행작인 ‘지취위호산’, ‘쿵푸요가’ 등의 SF·판타지 영화 제작에 잇달아 참여하는 등 글로벌 마켓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디지털아이디어(대표 이승훈)는 오랜 기간 유수의 감독들과 40여 편의 대작을 제작하며 수많은 명장면을 창조한 국내 대표 VFX기업이다. 한국 역사상 전례가 없던 대형 좀비영화 ‘부산행’의 CG를 맡아 시체스(Sitges) 국제영화제에서 최우수 특수효과상을 받는 등 대규모 블록버스터의 역동적인 장면들을 완벽하게 소화하는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올여름 개봉한 ‘군함도’의 사실적이고 처절한 배경도 회사가 개발한 자체 소프트웨어인 ‘X-일루전’을 활용한 기술로 탄생한 것이다.
코코아비전(대표이사 최영주)은 CG구현이 가장 어려운 물, 불, 크리천뿐 아니라 폭발과 붕괴 장면 등에서도 고도의 기술력을 선보이며 설립 3년 만에 매출이 4배가량 상승한 VFX전문기업이다. 10년 차 이상의 베테랑으로 기술진을 꾸린 코코아비전은 영화 ‘더 테러 라이브’의 마포대교 폭파 장면 등으로 국내 관객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사내 제작기반을 개선한 코코아비전은 ‘역시영구 RESET’ ‘기계지혈’(2017년) 등 중국 SF 영화의 CG작업을 단독으로 수행하며 해외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있다. 현재 한중 합작 영화 ‘미녀삼검객’(가제)의 시나리오 작업 및 제작을 진행하며 국내 최초의 CG독립기획사라는 색다른 목표를 향해 움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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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수준의 설비와 VFX기술을 자랑하는 덱스터스튜디오(대표 김용화)는 세계 영화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기업이다. 상당수 국내 CG업체가 상용 소프트웨어를 통해 작품을 제작하는 반면 덱스터스튜디오는 동물(털), 물과 바다, 환경 등을 모두 자체 개발한 소프트웨어로 구현하고 있다. 전체 매출의 약 10%를 연구개발에 투자할 정도로 공을 들인 덕에 고화질 작업에 최적화된 제작 툴을 선보였을 뿐 아니라 VR 시장 개척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특히 개봉을 앞둔 ‘신과 함께’는 김용화 대표가 메가폰을 잡으며 콘텐츠 기획부터 촬영, 제작, VFX를 모두 실현할 수 있는 덱스터스튜디오의 힘을 또 한 번 선보일 예정이다.
신재식 NIPA 디지털콘텐츠사업본부장은 “한국 CG업체가 보유한 기술력이 할리우드 못지않다는 중국 영화시장에서의 인식이 점차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수출 규모가 상승하는 추세다”면서 “기술 장벽을 넘어 가상현실 등 CG에서 파생된 분야에서도 성과를 낸 기업이 늘어난 점도 고무적이다”고 말했다.
황효진 기자 herald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