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에 이유가 있을까마는 올해 롱패딩 유행에는 아이돌 그룹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배꼽티나 미니스커트 등 얇은 옷을 입고 춤추는 아이돌 가수들은 무대 밖 대기실에서 보온을 위해 롱패딩을 자주 입는다. 이런 모습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전파되다 보니 모방심리가 강한 청소년들이 같은 옷을 찾게 되고 이것이 어른까지 확산돼 롱패딩 대유행을 불러온 것이다. 이른바 ‘평창 롱패딩’도 4일 ‘평창 드림콘서트’에서 가수 선미와 EXID 하니가 패딩 하나를 나눠 입는 모습이 비치면서 관심의 불을 댕겼다.
▷평창 롱패딩의 마지막 분량 7000장에 대한 판매가 재개된 어제 롯데백화점은 고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판매 개시는 22일 오전 10시 30분부터였으나 백화점별로 전날 오후 7시부터 줄이 만들어져 대기 순번이 순식간에 동났다. 밤샘 대기자 중에는 며느리에게 패딩을 사주러 지방에서 기차를 타고 온 어르신도 있었고 휠체어를 탄 장애인도 있었다. 평창 롱패딩의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뛰어나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지나치다는 느낌도 든다.
정성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