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에 죽창 꽂고 수풀로 위장… 강진 전라병영성 해자 주변서 첫 발견
전남 강진군 전라병영성에서 발견된 인마살상용 부비트랩(함정). 구덩이 바닥에 여러 개의 죽창이 꽂혀 있다. 문화재청 제공
한울문화재연구원은 전남 강진군 전라병영성(全羅兵營城·사적 제397호) 발굴현장에서 성벽 남쪽 해자(垓子·침입을 막기 위해 성 주변에 못을 판 것)와 함정 유구 64개가 확인됐다고 15일 밝혔다.
함정은 남문을 에워싼 해자 밖에서 발견됐는데, 지름 3.5∼4.9m의 둥그런 구덩이를 약 2.5m 깊이로 팠다. 64개의 함정은 해자와 6∼8m 거리를 둔 채 2∼4열로 나란히 배치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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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 전라병영성 남문 앞 발굴현장에서 모습을 드러낸 길쭉한 해자와 함정들(아래쪽 동그란 구덩이들). 문화재청 제공
고려 말인 1388년 현 광주에 세워진 전라병영은 왜적 방어를 위해 1417년 강진으로 옮겨졌다. 전라병영은 조선시대 내내 전라도와 제주도에 배치된 육군을 지휘하는 지방 사령부 역할을 했다. 올해는 강진 전라병영성이 축성된 지 600주년이 되는 해다.
이번 발굴에서는 남문 쪽 해자 부근에서 성을 출입할 때 사용된 다리 흔적으로 보이는 나무기둥도 확인됐다.
조선시대 함정을 언급한 기록으로는 다산 정약용이 쓴 민보의(民堡議)가 대표적이다. 다산은 민보의에서 적의 인마를 살상하기 위해 대나무 조각 등을 심어놓은 함정인 함마갱(陷馬坑)을 다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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