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태선수권 남녀 동반우승… 평창 메달 획득 가능성 높여 모두 경북체육회 ‘한 지붕’ 장점… “가족관계도 많아 조직력 최고”
한국 컬링 남녀 대표팀이 9일 호주 에리나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7 아시아태평양컬링선수권대회(PACC)에서 동반 우승을 차지했다. 이날 시상식에서 남자 대표팀 스킵(주장) 김창민, 성세현, 오은수, 이기복, 김민찬, 여자 대표팀 김초희, 김영미, 김선영, 김경애, 스킵 김은정(앞줄 오른쪽부터 시계 방향으로)이 우승 트로피와 메달을 들어 보이며 활짝 웃고 있다. 사진 출처 세계컬링연맹(WCF)
남자 대표팀은 9일 호주 에리나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결승전에서 중국에 9-8, 여자 대표팀은 일본에 11-6으로 승리했다.
남자 대표팀의 약진이 눈에 띈다. 5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기존 대표팀 강원도청을 제치고 5년 만에 태극마크를 되찾은 경북체육회 소속 남자 대표팀은 올해 국제대회에서 첫 우승을 차지했다. 세계랭킹 15위인 남자 대표팀은 한 수 위 전력으로 평가받는 일본(9위·준결승 8-7 승리)과 중국(7위)을 연달아 한 점 차로 격파하며 자신감도 충전했다. 특히 중국과의 결승에서는 마지막 10엔드에서 심판 계측 끝에 득점을 인정받으며 짜릿한 승리를 맛봤다.
대표팀의 선전은 많은 실전 무대를 통해 경기 감각을 끌어올린 결과라는 평가다. 8월 북미, 유럽 지역으로 두 달여 전지훈련을 떠난 대표팀은 현지 대회에 참가해 강호들과 맞붙으며 부족한 점을 보완해 왔다. 남자 대표팀 스킵 김창민은 대회 뒤 “우승에 대한 기쁨보다는 부족한 걸 보완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배움이 많은 대회였다고 느끼고 있다”며 여전히 실력 업그레이드에 대한 갈증이 더 컸다.
대표팀은 내년 올림픽 때까지 가급적 많은 대회에 출전해 감각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남자 대표팀은 대회 뒤 호주에서 귀국하지 않고 바로 캐나다로 넘어가 그랜드슬램 대회에 참가한다. 다음 달 일본 투어 대회에는 남녀 대표팀이 모두 참가할 계획이다. 내년 강릉컬링센터 3000여 명의 관중 앞에서 경기를 펼치게 될 대표팀은 소음 적응 훈련도 고민하고 있다.
3개 대표팀(남자, 여자, 믹스더블)이 모두 같은 경북체육회 소속으로 한 지붕 생활을 하고 있다는 점 또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어릴 적부터 같은 경북 의성컬링장에서 훈련을 하며 올림픽의 꿈을 키워 온 이들은 경기장 안팎에서 찰떡호흡을 자랑한다. 실제 가족 구성원도 많다. 장반석 믹스더블 대표팀 감독과 김민정 여자 대표팀 감독은 부부, 여자 대표 김영미와 김경애는 자매, 남자 대표 이기복과 믹스더블 대표 이기정은 쌍둥이 형제다. 누구보다 끈끈하게 얽힌 만큼 내년 올림픽까지 서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겠다는 각오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