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까지 대규모 SW경진대회 연결-자유-친환경 주제로 개발… 스타트업 포함 40개팀 참가 정의선 부회장 외부인재 수혈 주도… 오픈 이노베이션 통한 혁신 나서
8일 서울 강남구 파티오나인에서 현대자동차그룹의 해커톤 대회 참가자들이 프로그래밍 방법을 논의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해커톤을 열면서 미래 자동차 개발을 위한 외부 아이디어 수혈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8일 현대차그룹은 서울 강남구 파티오나인에서 커넥티드카를 주제로 해커톤 대회인 ‘2회 해커로드’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해커톤은 해킹과 마라톤의 합성어로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정해진 시간 내에 프로그래밍을 완수하는 대회를 가리킨다. 주로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ICT 기업들이 많이 연다.
자동차 제조회사인 현대차와 기아자동차를 주축으로 하는 현대차그룹이 지난해부터 해커톤 개최에 나선 것은 첨단 자동차 개발은 누가 더 창의적인 소프트웨어를 정교하게 만드느냐에 성패가 달렸기 때문이다. 올해 현대차그룹이 제시한 해커톤 주제는 ‘현대차의 미래 모빌리티 3대 방향성인 연결, 자유, 친환경을 고려해 인포테인먼트 및 커넥티드카 관련 서비스를 기획하고 구현하라’였다. 주제는 8월 대회 참가팀을 모집할 때 제시됐다. 총 264개 팀이 참가를 신청했고 주제에 대한 아이디어 심사를 거쳐 40개 팀이 가려졌다.
박동일 현대·기아차 차량IT개발센터장은 “현대차그룹은 외부의 다양한 인재 및 스타트업들과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상호 동반 성장할 수 있는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오픈 이노베이션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진행 중이다. 2일 현대차그룹은 창업 국가로 불리는 이스라엘에서 스타트업 기업 및 연구기관과 협업하기 위해 현지에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를 내년 초 짓겠다고 밝혔다.
국내외 오픈 이노베이션을 기획한 건 정의선 부회장이다. 정 부회장은 모빌아이 엔비디아 바이두 등 글로벌 ICT 기업과의 협업에도 직접 나서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과거에는 생산 효율을 높이기 위해 그룹 내에서 모든 자동차 제조 기술을 내재화하는 데 주력했다. 이런 방식으로는 미래에 살아남기 힘들다는 데 임직원의 공감대가 형성됐고 변화를 정 부회장이 이끌고 있다”고 전했다.
현대차그룹이 주요 글로벌 기업 및 스타트업과의 교류를 늘리면서 이를 적극적으로 알리는 것도 과거와는 달라진 모습이다. ‘현대차그룹은 모든 걸 혼자서 하려 한다’는 업계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