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절에 관하여/엘렌 모렐-앵다르 지음·이효숙 옮김/464쪽·2만3000원·봄날의책
표절 전문가로 꼽히는 저자는 고대에서 현대까지 문학 작품에서 표절의 역사와 그 경계에 대해 다룬다. 표절은 프랑스 대혁명을 기점으로 ‘개인’이 출현하면서 조금씩 명확해진 개념이다. 고대에는 법적 차원에서 지적 소유권 개념이 없었으며, 라틴 문학은 당연하다는 듯 그리스 대가의 저술을 인용 표시 없이 차용하곤 했다. 집단 작업이 흔히 행해졌던 중세에는 저자의 이름이 드러나는 것도 드물었다.
20세기에 들어서면서 콜라주, 유희적 글쓰기 등으로 인해 표절 문제는 더욱 복잡해졌다. 작가로서의 윤리보다 금전적 문제가 더 중요하게 여겨지면서 책의 수명은 짧아지고, 수익성을 위해 빨리 책을 내기 위해 표절 유혹은 더 강해졌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