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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공조 큰 고비 넘었지만… ‘3NO 원칙’에 발목 잡힐수도

입력 | 2017-11-01 03:00:00

[한중관계 복원]한중 관계개선 합의 막전막후




문재인 대통령(사진 왼쪽)과 시진핑 국가주석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주에만 공식적으로 9차례에 걸쳐 청와대 국가안보실의 보고를 받으며 한중 관계 정상화 협의 과정을 직접 챙긴 것으로 31일 알려졌다. 그만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얽혀 최악으로 치닫던 한중 관계는 현 정부로선 시급히 풀어야 할 과제였다. 청와대는 “(언제든 다시 터질 수 있는) 봉합이 아닌 봉인”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하지만 사드 추가 배치를 검토하지 않기로 하는 등 이른바 ‘3노(NO)’ 원칙을 한국 정부가 사실상 약속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뇌관을 떠안게 됐다는 평가도 있다.

○ 치열한 외교전 끝에 급한 불 끈 사드 문제

정부가 중국에 관계 개선 시그널을 보낸 것은 7월 독일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직후다. 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고위급 채널을 통한 소통에 합의한 것.

하지만 중국이 사드 배치에 대한 한국의 사과를 요구하면서 협상은 좀처럼 교착 상태를 벗어나지 못했다. 협상에 활로가 마련된 것은 중국이 지난달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기간에 “한중 정상회담 등 관심 사안을 제한 없이 논의해 보자”고 역(逆)제안을 해오면서다.

한중은 지난주 합의의 기본 틀을 잡았다. 하지만 막판까지 신경전을 벌였다. 중국이 사드 배치에 대한 유감 표명을 계속 요구하자 한국 정부는 “합의문을 발표할 수 없다”며 배수진을 쳤다. 결국 양국은 “한국이 사드 문제와 관련해 중국의 입장과 우려를 인식한다”는 선에서 표현을 조율했다.

합의문에 중국의 사드 보복 철회를 담는 문제를 놓고서는 정부 내 의견이 엇갈렸다. “일단 정상회담을 열고 나중에 해결하자”는 온건파와 “합의문에 중국의 사드 보복 철회를 명시해야 한다”는 강경파가 맞섰다. 하지만 중국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면서 정부는 사드 보복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지 않는 쪽으로 방침을 정했다는 후문이다.

한편 이번 합의문에 사드 보복에 대한 사과나 명시적인 보복 철회 약속이 빠졌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동률 동덕여대 교수는 “한중 관계를 악화시킨 요인들을 모두 덮고 아무렇지도 않았던 것처럼, (한중 관계가) 최상의 관계로 나아가는 것처럼 보이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구동존이(求同存異)?

협상 컨트롤타워를 맡았던 청와대는 이번 합의에 반색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새 정부 들어 가장 큰 외교 성과”라고 자평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중일 순방을 앞두고 양국이 사드 문제를 더 이상 문제 삼지 않기로 한 것은 어떻게든 북핵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양국의 이해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김정은의 핵 폭주로 북-중 관계가 악화됐지만 거꾸로 한미일 3국 공조는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으로서는 한중 관계라도 빨리 정상화해야 동아시아에서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판단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합의에 대해 “봉인이라고 보면 된다. (사드 문제에 대해 양국이) 더 이상 언급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외교부 노규덕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구동존이’라는 사자성어가 떠오른다. (한중 양국이) 서로 간의 공통점을 찾아내서 키워 나가고 다른 점은 그대로 두자라는 의미로 이해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사드 추가 배치 계획이 없고, 미국 미사일방어체계(MD)에 참여하지 않으며, 한미일 안보협력이 군사동맹으로 발전하지 않는다는 ‘3NO’ 원칙을 중국이 공개적으로 언급하도록 한 것은 추후 북핵 대처에 부담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합의문은 ‘3NO 원칙’에 대해 “한국 측은 공개적으로 밝혀온 입장을 다시 설명했다”고 두루뭉술한 표현을 담았다. 하지만 전날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이를 공개적으로 밝히고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기자와의 질의응답에서 “한국이 실제 행동으로 이행하길 바란다”고 밝힌 것은 양국 간에 사전 조율을 한 결과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MD 불참은 미국도 양해한 사안이고, 우리 정부가 유지해온 공식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 역시 9월 뉴욕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한미일 연합 군사훈련을 요구하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에게 “일본은 군사훈련을 함께 할 수 있는 동맹관계가 아니다”며 선을 그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병기 weappon@donga.com·신진우·신나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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