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베트남 호찌민에서 열린 한세예스24홀딩스 기업설명회에 참석한 김동녕 회장.김 회장은 1982년 ‘한국과 세계를 잇는다’는 의미를 담은 한세실업을 창립했다. 한세예스24홀딩스 제공
한세실업 광고 문구 중 일부다. 2002년 ‘미국인 9명 중 1명은 한세실업 옷을 입습니다’로 시작한 광고 문구는 한세실업 고객이 늘면서 2006년부터 이렇게 바뀌었다. 한세실업은 나이키와 갭, 랄프로렌, 아메리칸이글 등 유명 브랜드부터 월마트, 타깃 등 대형마트 자체상표(PB) 의류까지 연간 3억 장이 넘는 의류를 제조, 수출하고 있다. 한세실업 설립자이자 현재 한세실업과 예스24 등 27개 계열사 지주사인 한세예스24홀딩스를 이끌고 있는 김동녕 회장(72)은 광고 문구를 ‘세계인 9명 중 1명은 한세실업 옷을 입습니다’로 바꾸는 게 목표다.
이런 김 회장이 2003년 이후 14년 만에 베트남 호찌민에서 열린 기업설명회에 참석했다. 최근 1년간 급락한 한세실업 주가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잠재우고 의류 브랜드, 문화·출판 등 차세대 성장동력을 투자자들에게 소개하기 위해서다. 코스피 시장에 상장된 한세실업은 최근 미국 유통업체 판매 부진 등으로 2015년 대비 2016년 영업이익이 반 토막 났고 이에 따라 주가도 5, 6만 원대에서 2, 3만 원대로 주저앉았다.
광고 로드중
서울대 경제학과,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졸업하고 1982년 한세실업을 설립한 김 회장은 35년간 한 번도 적자를 내지 않고 지난해 기준 매출액 2조2400억 원의 회사로 키웠다. 꾸준히 회사를 키워온 비결을 묻자 그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 회사가 미국에서 차지하는 시장점유율이 1%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미국 의류 시장은 연 1000억 달러(약 113조 원) 규모이고 유럽과 일본은 각각 1200억 달러, 300억 달러 규모다. 미국 유럽 일본에서 새로운 고객을 확보해 더욱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김 회장은 주당 배당액을 올리는 등 주주친화정책을 펴나갈 것임을 밝혔다. 그는 “주주들은 물론 회사 주식을 상당 부분 갖고 있는 회사 직원들도 주가 하락에 속상하겠지만 우리 기본 실력이 튼튼하기 때문에 믿고 기다리면 반등할 것으로 본다”며 “지난해에는 이익이 많이 줄었지만 배당을 늘렸고 올해도 이익을 내면 배당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광고 로드중
의류 사업 외에 문화·교육으로도 사업 영토를 넓혀가는 김 회장은 올해 3월과 7월에 각각 장남 김석환 씨(43)와 차남 김익환 씨(41)를 주력 계열사인 예스24와 한세실업 대표이사로 앉혔다. 두 아들에 대한 평가를 묻자 김 회장은 “두 아들이 대표이사가 된 지는 얼마 안 되었지만 회사에는 10년 넘게 근무하고 있다”며 “아직은 전문경영인들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호찌민=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