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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비행기]평일 오후의 카페 풍경

입력 | 2017-10-13 03:00:00


카페 안에는 노트북을 펴둔 젊은이들이 가득했다. 동아일보DB

“일단은 한 달에 ×××만 원은 버는 게 목표야.”

평일 오후 카페에서 만난 A 음악평론가의 말이다. 얼마 전 직장을 관두고 다시 프리랜서의 길로 돌아온 그는 그럭저럭 행복해 보였다. “장당 ××만 원보다 적게 받고는 글을 쓰지 않기로 했다”고 큰소리쳤지만 그의 한 달 목표 매출액은 직장인 월급에 비하면 턱없이 낮았다.

하긴, 글보다는 이미지와 영상의 시대다. 장광설을 읽을 시간에 인공지능 스피커에 ‘그 노래 틀어 달라’고 해버리면 되는 콘텐츠의 지상낙원이 여기 강림했다. 요즘 영화평론도 위기라는데 음악평론은 오죽할까.

A는 윌 스미스 주연의 영화 ‘행복을 찾아서’ 얘길 꺼냈다. “한물간 의료기기를 팔려고 샌프란시스코를 누비던 스미스가 화장실 안에서 꼬마 아들과 팔 물건을 양손에 끌어안고 잠드는 장면이 생각나네.” 시대의 생활과 문화 경향을 번뜩이는 시각으로 꿰뚫어 보는 그에게도 스스로 끌어안은 자기 생활의 무게만은 다른가 보다.

카페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하늘은 잔뜩 흐렸다. 그래도 구름 뒤엔 해가 있을 터였다. 아직은 낮이니까.
 
임희윤 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