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개정-사드보복-WTO제소 美-中-日 동시다발 압박에 포위돼… 청년실업률은 1999년 이후 최악 이번주 IMF총회가 경제외교 시험대… 靑 “中, 통화스와프 재계약할 듯
○ 시험대 오른 한국 경제외교
4일 발표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소식은 한국 경제가 대외 변수에 얼마나 취약한지 보여줬다. “국익을 최우선에 두겠다”던 정부의 호언장담이 무색하게 미국의 요구대로 협상 테이블에 앉았기 때문이다.
문제는 한국이 미국뿐 아니라 다른 주변국과도 경제적으로 껄끄러운 상황이라는 점이다. 중국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이후 한국산 화장품의 통관을 늦추는 등 다양한 보복을 해왔다. 한중 통화스와프 계약 만료 전날인 9일까지도 계약 연장을 대외적으로 확정짓지 않았다. 다만 여권 고위관계자는 “한중 통화스와프 계약이 곧 끝나지만 유예기간을 두는 식으로 중단했다가 다시 계약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부 안팎에서는 10월 중 한중 통화스와프가 재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본과는 2011년 12월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 이후 관계가 틀어지면서 세계무역기구(WTO) 제소까지 갔다. 앞으로도 북한 도발이 예측되는 상황에서 한국이 대외 경제 측면에서 ‘사면초가(四面楚歌)’에 처한 셈이다.
김 부총리는 11∼15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국제통화기금(IMF) 연차 총회에 참석한다. 여기서 가시화된 성과가 없을 경우 경제 통상 분야에서 한국의 대외 고립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 경기 회복, 청년실업도 성과 내야
한국의 2분기 경제 성장률은 2.7%(전년 동기 대비)로 1분기(2.9%)보다 뒷걸음질쳤다. 조만간 발표될 3분기 성적 역시 2분기보다 나아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8월 청년실업률이 9.4%로 외환위기 때인 1999년 이후 최고치에 도달한 것 역시 우려할 상황이다. ‘일자리 만들기’가 문 대통령의 공약 1호인 점을 감안하면 경제팀이 연말까지 가시적인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세돈 숙명여대 교수는 “정부가 혁신성장을 대안으로 강조하지만 창업을 독려하는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와 사실상 다르지 않다”며 “지금은 기존 기업을 지원해 더 많은 사람을 채용하도록 도와야 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세종=박재명 jmpark@donga.com / 문병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