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타자’ 이승엽 3일 고별전 “배트 길게 쥐고 홈런 노릴 것”
이승엽이 3일 넥센과의 대구 안방경기를 끝으로 은퇴한다. 자신의 마지막 방문경기였던 1일 잠실 LG전을 마친 후 인사하고 있는 이승엽. 김진환 스포츠동아 기자 kwangshin00@donga.com
1995년 삼성에 입단한 이승엽은 이날 23년간의 프로야구 선수 인생을 마감한다. 이승엽은 “최상의 몸 상태로 뛸 수 있도록 준비했다. 이날은 예전의 ‘이승엽’처럼 배트를 길게 쥐고 타격하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특별한 날인 만큼 시구는 아내인 이송정 씨가 맡고 이승엽이 공을 받는다. 경기 종료 후에는 은퇴식이 1시간가량 열린다. 이송정 씨는 “은퇴식은 저와 아이들에게는 이승엽 선수가 남편, 아빠로 완전히 돌아오는 출발점인 것 같기도 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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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고 졸업 후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한 것이 결과적으로 한국 야구나 팬들에게는 너무나 잘된 일이 됐다. 타고난 타격 재질에 해마다 폼을 바꾸는 노력과 열정을 지니고 있던 것도 감사한 일이다. 이승엽의 부드러운 스윙과 유연한 중심 이동은 타격의 교과서라는 찬사를 들었다.
‘헐크’ 이만수 전 SK 감독은 “1995년 갓 입단한 이승엽이 얼마나 잘하겠느냐 생각했는데 당시에도 메이저리그 선수처럼 타격을 하더라”고 회상했다. 이 감독은 시카고 화이트삭스 코치 시절 메이저리그 캠프 초청을 받았던 이승엽을 당시 아지 기옌 감독이 영입하고 싶어했다는 일화도 공개했다.
야구인들과 팬들의 추억을 뒤로한 채 이승엽은 이제 그라운드를 떠난다. 영원한 헤어짐이 아니기 때문에 ‘굿바이! 라이언 킹’이라는 인사보다 더 고급스러운 표현이 필요하지 않을까.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