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대 복귀중 총탄 맞고 쓰러졌지만 응급수술 불가능한 일반헬기 후송 심폐소생술만 하다가 결국 사망
이날 A 일병을 후송한 헬기는 ‘메디온’이라고 불리는 의무후송 전용 헬기가 아니었다. 의무후송항공대가 보유한 헬기는 ‘국산 헬기’인 수리온 헬기에 응급처치 키트만 장착한 데다 기내 진동이 심해 헬기 내에서 응급수술은 불가능하다.
국방부 관계자는 “A 일병의 상태가 사망에 가까워 메디온이 출동해도 조치할 사항이 없었다”며 “심폐소생술(CPR)만 하면서 병원까지 후송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군 안팎에선 A 일병이 사망에 가까운 상태였더라도 메디온 헬기를 띄워 마지막까지 소중한 장병의 목숨을 살리려는 노력을 했어야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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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사고가 발생하면 충분한 대응이 불가능하다. 일반 헬기는 내부 공간이 협소해 들것 환자 1명만 후송이 가능하다. 지난달 18일 발생한 K-9 자주포 폭발사고 때도 환자 6명을 후송하기 위해 헬기 4대가 차례로 환자를 병원으로 실어 날랐다. 이 때문에 가장 빨리 병원에 도착한 환자와 늦게 도착한 환자가 1시간이나 차이가 났다.
일반 헬기는 항속 시간이 2시간에 불과해 환자가 ‘헬기 환승’을 하는 일도 벌어졌다. 지난해 12월 울산 예비군 훈련장 폭발사고 당시 환자 1명을 헬기 2대가 번갈아 후송했다. 당시 군은 울산대병원에서 경북 영천시 비행장까지 후송한 다음 다시 영천에서 환자를 국군수도병원으로 후송했다. 서해 전략요충지인 백령도 지역에선 환자를 후송할 수 없어 민간 119헬기로 환자를 후송하는 실정이다. 메디온은 3시간 이상 비행이 가능하고 지상충돌경보장치, 기상레이더가 장착돼 악천후에도 응급환자 후송이 가능하다.
군은 응급 상황에서 장병의 생명을 살리기 위한 ‘골든타임’을 지키기 위해 메디온 도입을 추진했다. 헬기 후송 건수도 2013년 39건에서 지난해 144건으로 증가해 도입이 시급하다. 국방부는 2018년 294억 원의 예산을 받아 2020년까지 총 8대를 보유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정부는 감사원이 수리온 헬기의 체계결빙성능 결함을 지적한 것을 이유로 예산을 반영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김학용 의원은 “그 많은 국방예산을 쓰고도 여태껏 의무후송 전용 헬기 하나 장만하지 못한 군에 대해 국민이 어떻게 신뢰를 보낼 수 있겠느냐”면서 “매번 사후약방문식 처방에 급급할 것이 아니라 장병들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의무시스템 조기 구축에 군 당국이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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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