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25일(현지 시간) 리용호 북한 외무상의 발언에 대한 반응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우리는 북한에 대해 선전포고한 바 없다. 솔직히 말해 그러한 주장은 터무니없는 것”이라며 “한 나라가 국제공역에서 다른 나라의 비행기를 향해 타격한다는 것은 결코 적절한 일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카티나 애덤스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대변인도 “어떤 나라도 국제공역에서 다른 나라의 비행기나 배를 타격할 권리는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군사옵션을 더욱 구체화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로버트 매닝 국방부 대변인은 B-1B 랜서의 무력시위에 대해 “비행할 권리가 있는 국제공역에서 이뤄진 것”이라며 “북한이 도발 행위를 중단하지 않는다면 북한에 대처하기 위한 모든 옵션을 대통령에게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리 외무상의 유엔 연설 직후 트윗에서 “만약 리 외무상이 김정은의 생각을 반복한 것이라면 그들이 오래가지 못할 것(If he echoes thoughts of Little Rocket Man, they won‘t be around much longer!)”이라고 한 부분을 선전포고라고 아전인수식으로 해석해 자위권을 거론했다는 게 미국 측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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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북핵 사태를 풀기 위해 4~5가지 시나리오도 검토하고 있다고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밝혔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맥매스터 보좌관은 4~5가지 시나리오 중 일부는 강도가 상대적으로 더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날 비정부기구(NGO)인 미국전쟁연구소가 주관한 행사에 참석해 “정밀 타격으로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렵다”며 “(북핵) 사태를 풀 수 있는 군사 봉쇄는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위협이 예상보다 수위가 강하다고 지적했다. 북한의 지하 핵시설이 미국의 공습으로 파괴될지에 대해선 말을 아낀 채, 북을 타격할 경우 한국이 북한의 공격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인정했다. 그는 “(북한 타격 가능성을 놓고) 우리가 가장 먼저 고려하는 부분”이라며 “계획 수립에 있어 그 위험성을 항상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가 바라는 것은 전쟁을 피하는 것”이라며 “그러나 우리는 그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북한이 자국 핵시설에 대해 사찰을 허용하고 핵무기 개발 중단 의사를 밝혀야 이뤄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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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박정훈 특파원sunshad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