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평등이 문제다/김윤태 지음/344쪽·1만6000원·휴머니스트
지난 30년 동안 세계는 신자유주의의 주장에 따라 불평등을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1980년대 영국 총리 마거릿 대처는 “우리는 불평등을 기쁘게 생각하고, 우리 모두의 이익을 위해 재능과 능력에 따라 통로와 표현이 주어진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불평등이 사람들을 열심히 일하게 하고 효율성을 높인다는 얘기였다.
하지만 2015년 국제통화기금(IMF)은 150여 개국의 사례를 분석한 뒤 ‘낙수 효과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세계화가 진행되는 동안 글로벌 기업은 배를 불렸고, 경쟁에서 뒤처진 기업들은 노동자의 임금을 줄이면서 손해를 최소화했다. 저자는 한국도 교육으로 계층 상승이 어려워졌으며, 이제는 양적 성장보다 질적 성장을 고민해야 되는 시점이라고 설명한다.
무엇보다 불평등과 싸우기 위해서는 재벌 개혁과 경제 민주화라는 이분법적 논쟁을 넘어 구체적 계획이 필요하다. 복지 정책에 필요한 재원 조달을 위해서는 공정한 조세정책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선거에서 승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복지국가를 건설할 폭넓은 정치세력을 형성해야 한다고 저자는 조언한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