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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스타트업 지원? 안양시, 청년사업 빌미로 자기 배 불려

입력 | 2017-09-20 13:06:00


지난 2016년 2월 1일, 경기도 안양시(시장: 이필운)는 '제 2의 안양 부흥' 비전 선포식을 열었다. 시는 '시민이 잘 살고 행복한 도시'를 미래 세대에게 물려주겠다는 소명의식을 내비치며, '특성화된 권역별 발전계획 수립', '첨단창조산업 육성', '사람 중심의 인문도시 조성', '맞품형 도시재생사업 추진', '안양천 명소화 사업' 등 5대 핵심전략과 22개 구체화 사업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무엇보다 시는 다양한 기업지원 시책을 펼쳐 일자리 창출과 지역 내 강소기업 육성에 매진, 지역경제 활성화를 시정 최우선 과제로 설정했다. 특히, 평촌 스마트스퀘어 내에 위치한 창조경제융합센타를 중심으로 첨단산업을 육성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고, 경쟁력을 높여 지역 경제를 활성화한다는 세부 전략도 세웠다. 시 전략 산업으로 'ICT 문화융성 콘텐츠산업'을 선정해 전략적으로 미래 성장 동력을 창출하겠다는 것. 또한, 창조경제에 발맞춘 지역 인재를 양성하고, 지역 내 자원과 역량을 결합해 창업 희망자에게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른바 '창업하고 싶은 도시 안양'을 조성하겠다는 포부도 내비쳤다.

안양시가 내세운 청년사업의 중심, 안양창조경제융합센터

현재 안양시가 내세우는 청년사업 중심에는 안양창조경제융합센터가 있다. 안양창조경제융합센터는 사업비 277억 원을 투입, 지난 2013년 12월 착공해 2015년 8월 준공했으며, 연면적 1만 4,792㎡(지상 9층/지하 2층) 규모로 작년 6월 27일 개소식을 개최하고 운영을 시작했다.

시는 안양창조경제융합센터에 거는 기대가 남달랐다. 성공기업시대를 여는 조력자로써 역할을 담당할 것이며, 제 2의 안양 부흥을 주도할 첨단창조산업 육성에 집중한다고 밝힌 것. 시는 산/학/연/관 네트워크 구축과 인력양성 및 채용지원, 기술과 연구개발, 마케팅 지원 등으로 기업의 체계적 육성을 지원하고, 청년창업을 지원할 것을 약속했다.

안양창조경제융합센터 전경(출처=IT동아)


개소식 당시 안양시 이필운 시장은 "안양창조경제융합센터는 첨단산업 육성과 함께 지역기업에 대한 버팀목이 되고, 제 2의 안양부흥을 위한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전한 바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시의 바람은 현재로서는 달성이 요원해보인다. 무엇보다 이제 사회에 첫걸음을 내딛는 스타트업과 유망 벤처 기업 등에게 가장 기본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입주공간 지원조차 상식을 벗어나 기업들의 반발이 계속되고 있는 실정이다.

1년 임대료와 예치금(보증금)을 동시에 선불로 내라?

안양창조경제융합센터에 입주를 하려면, 안양시에 본사가 있거나 이전 예정인 기업(입주 후 1개월 이내 센터 건물로 본사 이전 조건)이거나,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 규정에 의해 벤처기업 확인을 받은 기업 또는 공고일 현재 창업 10년 이내인 중소기업이라는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이후 심사를 거쳐 2년 1회 연장, 1년 2회 연장해 최대 6년간 이용할 수 있다. 문제는 입주부담금이다. 중소기업, 스타트업 등이 내부 심사를 거쳐 입주하는 방식임에도 불구하고 실제 부담 금액이 일반 건물과 다르지 않으며, 오히려 초기 부담이 훨씬 큰 상황이다. 안양창조산업진흥원이 밝히고 있는 안양창조경제융합센터 입주부담금은 임대료 평당 월 1만 8,000원(4층 기준층 기준)에 예치금 평당 25만 원이다.

안양창조산업진흥원 홈페이지 스크린샷, 2017년 9월 20일 기준(출처=IT동아)


얼핏보면, 저렴해 보이나 실상을 살펴보면 그렇지 않다. 일단, 시는 입주 기업에게 임대료 1년치와 예치금(보증금)을 선납하라고 요구한다. 이해를 돕자면, 보증금과 함께 월세를 내는 방식인데, 보증금에 월세 1년치를 선불로 한번에 내라는 것. 대중적인 임대차 계약 방식인 전세, 월세와 달리 생소한 계약 방식이다. 특히, 이제 막 창업한 스타트업 또는 중소기업의 경우, 1년치 임대료와 보증금을 한번에 마련하는 것은 큰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실평 10평 입주부담금이 선불로 1,109만 원

문제는 또 있다. 바로 전용률이다. 전용률이란, 분양면적(또는 계약면적) 대비 전용면적이 차지하는 비율을 뜻한다. 만약 분양면적이 50평이고, 전용면적이 25평이라면, 전용률은 50%다. 즉, 같은 10평이어도 전용률에 따라 실제 사용할 수 있는 공간(전용면적)은 확연하게 차이가 발생한다. 또한, 입주금은 전용면적이 아닌 계약면적을 기준으로 계산하기 때문에 전용률이 낮을수록 기업 부담은 더욱 가중되기 마련이다.

이해를 돕기 위해 안양창조경제융합센터에 스타트업이 전용률 100%라는 가정하에 10평, 20평, 30평 계약면적 규모로 입주할 시 부담하는 금액을 정리했다. 입주부담금이 많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 실제 전용률을 적용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안양창조경제융합센터 전용률 100% 입주부담금(출처=IT동아)


현재 안양창조경제융합센터의 전용률은 42%에 불과하다. 계약면적 10평이면 실제 사용할 수 있는 전용면적은 4.2평에 불과하다는 것. 마찬가지로 20평은 8.4평, 30평은 12.6평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때문에 안양창조경제융합센터에서 온전하게 전용면적으로 10평을 사용하려면, 약 2.38배를 곱한 계약면적 23.8평으로 계약해야 한다. 계약면적이 늘어남에 따라 임대료는 자연스럽게 42만 8,400원으로 2배 이상 뛴다.

덩달아 기업이 부담해야 하는 입주부담금도 큰 폭으로 상승한다. 1년 선납금 514만 800원과 예치금 595만 원을 더해 1,109만 800원을 내야하는 터무니 없는 결과가 나온다. 이 역시 표로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안양창조경제융합센터 실제 전용률 적용 시 입주부담금(출처=IT동아)


실제로 42%에 불과한 전용률은 안양창조경제융합센터 입주 기업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2017년 9월 기준, 현재 입주 기업이 안양창조산업진흥원에게 받은 입주부담금은 아래와 같다.

실제 안양창조경제융합센터 입주 기업의 입주부담금(출처=IT동아)


또한, 입주부담금에 포함되지 않는 추가 비용도 있다. 시는 안양창조경제융합센터 입주 기업에게 매월 별도로 관리비를 부과한다. 현재 A 기업이 내고 있는 관리비는 월 200만 원 가량 이상으로 파악된다. 관리비는 전기료, 상하수도요금, 엘리베이터 정기점검, 시설용역비, 소모품(소독비) 등이다.

정리하자면, 심사까지 받고 시가 운영하고 있는 센터에 입주한 기업들이 전용면적 10평당 1,000만 원 정도의 선불을 내고 있으며, 매월 관리비도 대략 25만 원 정도를 내야 하는 것이다.

비교를 위해 경기도 부천에서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을 위해 입주 공간을 지원하고 있는 '춘의테크노파크'에 입주 중인 E 기업 임대차계약서를 구했다. E 기업이 계약한 계약면적은 70.98평(234.25㎡), 전용면적은 43.78평(144.49㎡)으로, 전용률은 61.6%에 달한다. 월 임대료는 42만 4,460원(㎡당 약 1,812원, 평당 약 5,980원)이며, 보증금은 평당 약 13만 449원(㎡당 3만 9,530원)이다. 즉, 보증금 925만 9,902원에 월 42만 4,460원씩 내고 있는 것으로 안양창조경제융합센터 입주부담금에 비해 월등히 저렴하다. 전용률 100%와 실제 전용률 61.6%를 적용한 춘의테크노파크 10평, 20평, 30평 임대 관리비는 아래와 같다.

타 스타트업 입주 공간의 입주부담금(출처=IT동아)


같은 목적의 건물임에도 불구하고 금액은 약 5배 차이가 난다. 물론, 부대시설과 편의시설, 교통시설 등 여러 요건이 다를 수 있지만, 너무 과도한 처사임에는 분명하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시에 확인한 결과, "입주부담금 문제는 현재 파악해 수정 중이다"라며, "임대료는 안양시 공유재산관리조례에 따라 1년 선납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었지만, 보증금은 시가 정한 조례나 규칙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는, 강제성 없는 지침이었다"라고 답변했다.

안양창조경제융합센터 입주 기업 계약서(출처=IT동아)


안양창조경제융합센터 입주 기업 계약서(출처=IT동아)


안양창조경제융합센터 입주 기업 계약서(출처=IT동아)


안양창조경제융합센터 입주 기업 계약서(출처=IT동아)


동아닷컴 IT전문 권명관 기자 tornados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