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 대한변호사협회장
특수학교는 이곳만의 문제가 아니다. 서울의 장애인 특수학교는 2002년 이후 15년 동안 단 한 곳도 신설되지 못했다. 특수학교가 없는 자치구가 8곳에 이른다. 이 때문에 특수교육 대상자 1만3000명 중 35%만이 특수학교에 다니고 있다. 특수학교가 설립되지 못하는 이유는 주민들이 집값 하락을 우려해 강하게 반대하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교육부에서 특수학교가 집값 하락과 무관하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했을까.
선진국은 우리와 크게 다르다. 호주 멜버른에는 시내 한가운데 노른자위 부지에 청각장애인 학교가 자리 잡고 있다. 한 한국인이 벨기에에서 겪은 일화도 인상적이다. 집 근처에 중증장애인 시설이 있어 현지인에게 주민 반대는 없었는지 물었다고 한다. 그러자 현지인은 “반대하면 저 사람들은 어디로 가죠?”라고 반문하며 질문 자체를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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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우리 사회는 부끄러운 이기주의를 떨쳐버려야 한다. 공자는 논어에서 ‘군자는 의를 밝히고 소인은 이익을 밝힌다’고 말했다. 자신의 이익만을 생각하기보다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사회 전체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며 이를 위해 개인의 불편함과 불이익을 감수하는 마음이 필요하다. 부유층이 자신의 이익만 지키려 하고 약자와 공동체를 전혀 배려하지 않는 것은 천민자본주의다. 장애인 학부모들의 간절한 호소가 우리의 메마른 이기주의를 다그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서진학교와 건립에 어려움을 겪는 장애인 특수학교들이 주민들의 너그러운 동의로 설립되었다는 따뜻한 뉴스를 보게 되길 간절히 바란다.
김현 대한변호사협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