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중국에서는 유학파 젊은이들이 “아∼옛날이여!”를 외치고 있다. 한때 ‘하이구이(海歸·외국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청년들)’라고 하면 기업의 채용 0순위, 결혼 상대자 1순위로 꼽혔지만 상황이 달라졌다. 유학생들이 급증한 데다 경기 둔화의 여파로 고용시장이 침체하면서 백수 신세의 하이구이를 일컫는 하이다이(海待·취업대기자)란 신조어도 생겼다. 예전엔 하이구이와 발음이 같은 ‘바다거북이’란 별명으로 부러움을 샀다면 이제 하이다이와 같은 발음의 ‘해초’라 불리며 웃음거리로 전락했다.
▷지난해 해외로 나간 중국인 유학생은 54만4000명, 돌아온 유학생은 43만2500명. 유학의 희소가치가 사라지면서 하이구이 중 44.8%가 초봉 6000위안(약 104만 원) 이하를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 내 대학원 졸업자의 평균 초봉 월 4777위안, 대졸자 초봉 3678위안보다는 많지만 유학에 들인 비용과 노력을 감안하면 하이구이 눈높이에 턱없이 못 미치는 대우다. 더 심각한 문제는 급여에 관계없이 일자리를 찾기 어렵다는 것. 외국 대학의 박사 학위 소지자들이 중학교 교사로 일하는 경우가 수두룩하단다.
고미석 논설위원 mskoh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