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알코올 질환자 7만5356명… 음주로 인한 사회적 폐해 심각 관련 규제와 인력-예산 뒷받침돼야
17일 복지부에 따르면 지난달 중독예방과와 자살예방과 등 2개 부서 신설안을 행정안전부에 요청했으나 자살예방과만 신설하는 것으로 최종 결정됐다. 복지부 관계자는 “자살 문제와 달리 음주 문제를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 한국 사회의 분위기가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알코올 질환자는 7만5356명으로 10년 전보다 2만 명이나 늘었다. 과음하는 사람을 의미하는 고위험 음주율(주 2회 이상 한 번에 남자는 7잔, 여자는 5잔 이상 음주하는 사람 비율)은 2005년 11.6%에서 2015년 13.3%로 늘었다. 전체 교통사고 10건 중 1건이 음주운전 사고다. 이로 인해 매년 4621명이 목숨을 잃는다. 흉악범죄나 자살 10건 중 3, 4건은 술을 마신 상태에서 벌어진다. 음주로 인한 질환 치료비와 노동 생산성 손실액을 합친 사회적 비용은 9조40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근본적으로는 인력과 예산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현재 음주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은 복지부 정신건강정책과 사무관 1명뿐이다. 정신건강정책과는 정신질환, 자살, 마약 등을 모두 담당하는 부서다. 반면 금연은 건강증진과 1개과가 전담한다. 올해 금연 사업에 배정된 예산은 1468억 원이지만 음주 폐해 예방 관련 예산은 14억 원에 불과했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