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스타트업 캠퍼스 ‘스테이션F’ 현장 르포
6월 29일, 전 세계 최대 규모의 스타트업 캠퍼스 ‘스테이션F’가 화려하게 문을 연 날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함께 무대에 선 안 이달고 파리 시장은 프랑스어로 인사하기 전 영어와 스페인어로 손님들을 맞이했다.
‘프랑스는 프랑스어만 쓴다’는 자존심 대신에 전 세계 스타트업의 허브가 되겠다는 야망을 선택한 상징적인 모습이었다. 센터 입주를 희망하는 스타트업 회사들은 오직 영어로만 지원서를 쓸 수 있다. 그 덕분에 스테이션F가 운영하는 파운더스(Founders) 프로그램에 네팔과 자메이카를 비롯해 전 세계 50개국에서 2300개 기업이 지원했다. 최종 선정된 기업 200개 중 3분의 1이 외국 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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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방문한 프랑스 변화의 상징 스테이션F는 파리 중심부인 13구 센강 주변 1920년대 운영되던 철도차량기지 위치에 지어졌다. 3만4000m²에 이르는 엄청난 면적에 에펠탑이 누워있는 것과 같은 길이인 310m의 긴 유리 건물이 눈에 띄었다. 이 안에서 1000여 개의 스타트업이 자신들의 꿈을 좇고 있다.
프랑스 파리 중심부에 위치한 스타트업 캠퍼스 스테이션F의 인테리어는 자유롭게 오픈된 공간과 밀폐된 오피스 공간을 적절히 배분하고 창의성을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세계 최대 규모의 스타트업 캠퍼스인 이곳에는 1000여 개의 기업이 입주해 있다. 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
프랑스 정부에서 스타트업 지원을 담당하는 ‘프렌치테크팀’의 로랑 부다르 씨는 “스테이션F는 스타트업들의 우산 역할을 할 역량이 있는 단체들을 모두 모아 하나의 생태계를 완성했다”고 설명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 페이스북, 아마존, 한국의 네이버 등 성공한 글로벌 기업들이 이들을 이끌고, 프렌치테크팀이 지원하며 프랑스 경영 분야 최고 그랑제콜 고등상업학교(HEC)가 함께 연구를 하도록 하는 등 24개 파트너가 이곳에 입주해 있다.
파운더스 프로그램에 참여한 스타트업 기업 ‘엔조’의 다이세 미우라 대표는 “입주한 후 두 달 동안 너무 행복했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엔조는 배관, 열쇠, 전기 등 갑자기 집에 문제가 생겼을 때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가장 싼 가격으로 2시간 내에 출동할 수 있도록 상점과 소비자들을 연결해주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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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고 시장은 스테이션F 개막식에서 “파리는 이제 시간이 멈춘 박물관 같은 도시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줄 것”이라고 선언했다. 실제 그동안 디지털 분야에서 뒤져 있던 프랑스 경제는 최근 불어닥친 테크 붐, 스타트업 붐으로 활기를 되찾고 있다.
100억 유로(약 13조5000억 원) 규모의 초대형 스타트업 혁신 펀드를 준비 중인 마크롱 대통령은 “전 세계 가장 매력적이고 창조적인 스타트업 기업들의 환경을 조성하겠다”며 공언하고 나섰다. 해외 창업자를 유치하기 위해 ‘재능 비자’를 도입해 비자와 생활에 특혜를 주고, 국가 차원의 창업 지원금을 확대하고 관련 규제 철폐도 진행 중이다.
특히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를 유니콘의 나라로 만들겠다”고 여러 차례 말했다. 유니콘은 기업 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스타트업을 부르는 말로 전설의 동물 유니콘처럼 희귀하다는 뜻에서 나온 말이다. 프랑스는 초기 스타트업 기업 지원뿐 아니라 초기 스타트업에서 돈을 버는 기업으로 발돋움하는 2단계 업그레이드 방안을 마련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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