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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미컬 공포? 과용도 오해도 금물”

입력 | 2017-09-07 03:00:00

일상 속 화학물질 위험 줄이려면
화학물질이라고 다 유해하진 않아… 적정한 용법-용량 사용토록 유의
정부 인증-친환경 문구 맹신 말고 정보제공 홈페이지 적극 활용을




생리대 유해성 논란으로 촉발된 화학물질에 대한 불신이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부실 대응으로 사태가 확산되면서 소비자들의 ‘케미컬 공포’는 화장품 등 다른 일상용품으로까지 번지고 있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이럴 때일수록 소비자들의 똑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무조건 안 쓰기’보다는 ‘잘 알고 쓰기’가 바람직하다는 얘기다. 최경호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류재천 KIST 책임연구원, 박동욱 한국방송통신대 환경보건학과 교수, 이승신 건국대 소비자정보학과 교수의 조언을 일문일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Q. 소비자가 특별히 주의해야 할 화학물질이 있나.

A. ‘화학물질=유해물질’로 인식되는 것 자체가 오해다. 특별히 유해물질을 구분하기 어렵다. 우리 몸에도 화학물질이 있다. 콜라에 있는 구연산나트륨의 구연산도 우리 몸속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용법과 용량이 문제다. 알코올도 양을 늘리면 부작용이 높아지고 보톡스도 적정량을 쓰면 주름 개선에 도움이 되지만 과량을 투여하면 인체에 치명적이다.(류재천)

Q. 정부 인증이나 허가 받은 제품들은 안전한가.

A. 허가 받은 것들이라고 안전한 게 아니다. 동물실험을 통과해 출시했는데 암 발병 원인이 된 경우도 있다. 사후관리가 중요한데 우리나라는 그게 잘 안 돼 있다. 정부의 관리 시스템 개선이 시급하다. 일반 생활용품 등은 급성 중독 등이 나타나는 경우가 없다. 문제가 조금이라도 있으면 곧바로 한국소비자원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www.ciss.go.kr)에서 신고해야 한다.(박동욱)

Q. 친환경, 무독성 등을 강조하는 제품들은 믿고 사용해도 되나.

A. 사실과 다를 가능성이 높아 주의해야 한다. 가습기 살균제도 무독성, 인체 무해 등의 문구가 쓰여 있었는데 큰 문제가 되지 않았나. 천연향, 친환경 등을 내세우는 제품들에도 화학물질들은 포함돼 있다. 과신해서 많은 양을 쓰면 오히려 더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유럽에선 제품에 친환경, 인체 무해 이런 표현들을 법으로 전면 금지하고 있다.(최경호)

Q. 화학물질에 대해 소비자들이 가진 정보가 너무 없다.

A. 홍보가 부족해서 일반 소비자들이 잘 모르는데 환경부가 개설한 초록누리 생활환경안전정보시스템 홈페이지(ecolife.me.go.kr)에 보면 화학물질, 화학제품, 건강유해 정보들이 상세하게 나와 있다. 온라인에서 소비자들끼리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경우도 많은데, 조심한다는 측면에선 바람직하지만 잘못된 정보가 있을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이승신)

Q. 일상생활에서 화학물질 노출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A. 모든 화학물질은 반감기(몸에 들어온 물질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드는 데 걸리는 시간)가 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는 샴푸 치약 같은 제품들은 반감기가 굉장히 짧은 편이다. 얼마 전 달걀과 산란계에서 검출된 맹독성 살충제 DDT는 반감기가 굉장히 길다. 과도하게 사용하던 생활용품은 사용 빈도와 사용량을 조금만 줄여도 체내 화학물질 농도를 감소시킬 수 있다.(최경호)

강승현 byhuman@donga.com·박은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