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 쓰는 사람들을 자주 만났다.
감동적인 소설을 쓰거나 획기적인 논문을 쓰는 학자들이 아니라 말 그대로 한 글자 한 글자 글씨를 써 내려가는 사람들 말이다.
문영오 동덕여대 명예교수(77)는 9년간 논어를 4가지 글씨체로 썼다. 서예가이기도 한 그는 글씨에 집중하다 어지럼증 때문에 몇 달간 작업을 중지하기도 했지만 끝내 완성시켰다. “제대로 된 서예체로 논어를 완성시킨 이가 한 명도 없어서 나라도 해야 했다”는 게 그의 말이다.
글의 위기론이 불거진다. 그래도 이들처럼 글쓰기에 대한 애정을 가진 수많은 사람들 덕분에 희망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어디선가 묵묵히 글을 써가는 모든 이에게 경의를.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