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후배 되려 유학” 당당히 밝혀… 직장 그만두고 팬사이트 관리 연예인 상품 팔아 수익 챙기기도… 한류 새풍속… ‘사드’ 중재자 역할도
그의 일과는 아이돌 스케줄을 미리 파악하는 것이다. 좋아하는 아이돌의 소속사 홈페이지에 하루 종일 접속한다. 수시로 다른 팬에게 연락하며 아이돌의 스케줄을 정리한다. 일거수일투족을 사진에 담아 중국의 팬을 대상으로 ‘아이돌 굿즈(아이돌 관련 상품)’를 만들어 팔기 위해서다.
아이돌 일정이 많으면 치안 씨의 손도 바빠진다. 그는 사진첩과 DVD, 달력, 지갑, 스티커 등을 만들어 중국 현지 팬에게 판매한다. 치안 씨는 “한국에 온 뒤 하고 싶은 걸 다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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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유학을 주선하는 중국 현지의 유학업체는 인터넷 홈페이지에 “아이돌그룹 EXO 멤버의 후배가 되자”는 글을 올리며 학생을 유치 중이다. 리인(가명·24·여) 씨처럼 중국 대학을 자퇴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이 다니는 한국 대학에 다시 입학한 사례도 있다.
연세대 문화학협동과정에 재학 중인 중국인 펑진니(彭巾(니,이)·26·여) 씨는 자신의 석사학위 논문을 통해 한국 내 중국 젊은이들의 새로운 모습을 분석했다.
‘중국 한류 팬덤의 한국 이주와 초국적 활동’이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그는 공부와 직장 때문에 한국생활을 선택한 중국 젊은이들이 본업 대신 아이돌 팬 활동에 몰두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밝혔다.
치안 씨처럼 팬 활동을 경제활동으로 연결한 경우도 많다. 앨범이나 연예인이 광고한 상품을 한국에서 산 뒤 이를 중국 현지 팬에게 판매하는 것이다. 연예인이 해외로 떠나는 정보를 입수해 다른 팬들에게 팔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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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