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레이셔니즘/데이비드 볼저 지음·이홍관 옮김/228쪽·1만5000원·연암서가
‘큐레이셔니즘’이란 창조주의(Creationism)를 본떠 저자가 만들어 낸 단어다. 이 책은 큐레이터의 어원, 역사를 소개하고 이에 따라 전환돼 온 현대 미술의 패러다임을 탐색한다. 큐레이터는 본래 ‘치료사’, ‘관리자’였으나 점차 전문성을 인정받았다. 결국엔 좋은 ‘선택’이 곧 예술 행위에 버금가는 ‘창조’라고 여기게 됐다.
‘모던페인터’, ‘아트포럼닷컴’ 등 유수 매체의 비평가이자 ‘커네디언아트’지의 부편집자인 저자는 큐레이터의 역할과 의미, 노동 환경 등을 탐구한다. 그에 따르면 큐레이팅은 사실 개인의 ‘불안’에서 비롯된 충동이다. ‘뭔가 값어치가 있음을 확인하고픈’ 심리로 인해 ‘한시도 쉬지 않는 관심 구걸하기와 보여주기’가 만연해진다.
결론은 무관심하게 관조하고, 성찰하고, 사색하며, 선택할 권리를 되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큐레이터의 본질은 대상에 대한 돌봄, 나아가 진실한 호기심이라는 것이다.
조윤경 기자 yuniqu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