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시미술 전시 ‘박물관은 살아있다’에서 신윤복의 ‘미인도’ 그림을 이용, 여성의 치마 속을 훔쳐보는 체험코너를 마련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전시 운영진 측은 10일 공식 사과하고 문제가 된 작품을 폐기했다.
최근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소셜미디어 이용자들은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 진행하고 있는 트릭아트 전시 ‘박물관은 살아있다’ 일부 전시 내용을 두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문제가 된 것은 조선시대 풍속화가 신윤복의 ‘미인도’를 활용한 체험코너다.
‘박물관은 살아있다’는 지난 2014년 3월부터 진행 중인 트릭아트(착시미술) 전시로, 주최 측은 바라만 봐야 했던 미술관 속 평면의 그림을 입체적으로 표현해 관람객이 보고 듣고 만질 수 있게 한다는 ‘체험형 박물관’을 내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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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한 네티즌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해당 작품 사진을 보면, 남성 두 명이 작품 속 여성의 치마를 들추며 즐거워하고 있다. 작품 옆에는 “조선시대 미인의 치마 속을 들여다 볼 수 있는 단 한번의 기회를 놓치지 마세요”라는 안내문이 보인다. 이 문구는 영어·중국어·일본어로도 적혀 있다.
이 같은 사실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자 비난 여론은 더 커졌다. 소셜미디어 트위터에는 “미인도 치마 들추기 전시는 정말 여지없이 추하다. 저게 기획부터 전시까지 가능한 시스템도 바닥 수준” “미인도 치마 들추기 예술체험 기가 막힌다. 누군가에게 수치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을 두고 ‘농담’이라고 하고, 그런 농담을 한 사람이 잘못한 게 아니라 불편하게 들은 사람이 ‘세련되지 못한’ 것이라 생각하는 뻔뻔한 이들을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다는 게 우습다” “신윤복의 미인도의 치마 속을 들춰보는 전시품. 역시 관음과 몰카의 나라”라는 비난이 이어졌다.
사진=‘박물관은 살아있다’ 공식 홈페이지
운영진 측은 “(비판을)겸허히 받아들이고 반성했다. 모든 작품에는 사회적 책임이 우선이 되어야 한다는 점 명심하겠다”며 “문제가 된 작품은 즉시 폐기했고, 다른 작품 중 사회적 책임을 넘어 고객에게 불쾌감을 드릴 가능성이 있는 작품과 내부 시설 역시 즉시 점검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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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예슬 동아닷컴 기자 ys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