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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스볼 브레이크] 투수의 꿈, 누가 100승 고지에 서는가?

입력 | 2017-08-09 05:30:00

지난 6일 넥센전에서 개인통산 100승을 달성한 송승준.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롯데 송승준이 6일 사직 넥센전에서 개인통산 100승을 달성했다. 1982년 KBO리그가 출범한 뒤 100승 고지를 밟은 역대 29번째 주인공이 됐다. 100승은 투수에게 성공의 보증수표다. 누구나 꿈꾸지만 아무나 달성할 수 없다. 100승은 누가 달성했으며, 앞으로 또 누가 도전할 수 있을까. 투수의 꿈인 100승의 역사를 돌아본다.

● 상위 2.4%에게만 허락된 꿈의 고지

1982년 KBO리그가 출범한 뒤 7일까지 한번이라도 1군 마운드를 밟은 투수는 총 1220명으로 집계됐다. 그 중 29명만 개인통산 100승을 돌파했으니 1군 마운드에 오른 투수 중에서도 상위 2.4%만 100승을 달성했다는 의미다. KBO리그 역사가 깊어지면서 100승을 달성하는 투수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100승은 투수들에게 꿈의 고지인 셈이다. 지금도 KBO리그 1군 무대에서 1승이라도 기록해 이름을 남기는 것을 목표로 삼는 퓨처스 선수들도 부지기수다. 실제 KBO리그 출범 후 올해까지 36년간 1군에서 1승이라도 거둔 투수는 836명에 불과하다.

통산 134승을 올린 한화 배영수. 스포츠동아DB


● 김시진과 최동원의 최초 100승 선점 경쟁

KBO리그 역사상 최초로 100승을 달성한 주인공은 김시진 KBO 경기운영위원이다. 그 과정이 재미있었다. 최초 100승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친 상대는 철완 고 최동원이었다.

둘은 1958년생 동갑내기로 1982년 서울에서 열린 세계야구선수권대회에 국가대표로 차출돼 1년 늦은 1983년 나란히 프로에 뛰어들었다. 최동원은 롯데, 김시진은 삼성 에이스로 활약하면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승수 쌓기 레이스를 펼쳐나갔다. 1986년까지 김시진은 통산 77승, 최동원은 75승. 결국 1987년 희비가 엇갈렸다. 김시진이 그해 23승을 올린 것. 10월 3일 OB전(잠실)에서 이정표를 세웠다. 5시즌 만에 100승을 기록했으니 연평균 20승 페이스였다. 통산 186경기 만에 100승을 돌파해 지금까지 역대 최소경기 100승 기록의 보유자이기도 하다.

최동원은 그해 14승에 그치며 통산 89승에 머물렀다. 그리고 둘은 1988년 11월 4대3 트레이드 때 유니폼을 바꿔 입는 기구한 운명을 맞이했다. 최동원은 이후 급격히 내리막길을 걸으며 1988년 7승, 1989년 1승을 추가한 뒤 삼성 시절이던 1990년 7월 12일 대구 OB전(더블헤더 제2경기)에서 역대 2번째 100승의 주인공이 됐다. 역대 3호는 해태 선동열로, 최동원보다 약 2개월 늦은 1990년 9월 2일에 달성했다.

선수 시절 故 최동원-김시진(오른쪽).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삼성 라이온즈


● 좌완에게 인색한 100승?

수년 전까지만 해도 100승 투수는 우완투수 일변도였다. 역대 최다승(210승) 투수인 송진우가 1997년 9월 20일 인천 현대전에서 역대 9번째 100승 투수로 이름을 올렸는데, 좌완으로는 최초의 주인공이 됐다. 그리고는 2015년 삼성 장원삼이 역대 24번째 100승 투수로 등록됐는데, 이것이 역대 좌완으로는 두 번째였다. 24명 중에 우완이 22명, 좌완이 2명이었던 셈이다.

이후 희귀했던 좌완 100승 투수들이 줄줄이 추가됐다. 특히 2016년 4월 24일엔 SK 김광현과 두산 장원준이 같은 날 나란히 100승 고지에 오르는 흥미진진한 장면을 연출했고, 올해도 KIA 양현종이 지난달 100승에 입맞춤했다. 개인통산 100승 고지에 오른 29명 중 좌완은 이제 5명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여전히 전체 17.2%에 그치고 있어 100승은 우완투수가 압도적인 분포를 보이고 있다. 우완투수를 세분화해보면 오버핸드는 22명이며, 잠수함 투수는 이강철과 임창용 2명이다.

좌완 최초의 100승을 달성한 송진우.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 구단별로 살펴보니

100승 달성 당시 입고 있었던 유니폼만 놓고 구단별로 집계를 하면 삼성이 8명(김시진 최동원 김상진 임창용 이상목 배영수 장원삼 윤성환)으로 가장 많다. 뒤를 이어 해태~KIA로 이어지는 타이거즈가 5명(선동열 이강철 조계현 이대진 양현종)으로 2위에 올라 있다. 한화가 4명(송진우 정민철 이상군 한용덕)이며, 롯데(윤학길 손민한 송승준)와 LG(정삼흠 김용수 박명환)가 3명씩이다. OB~두산(장호연 장원준)과 현대(정민태 김수경), SK(김원형 김광현)가 2명씩이다. 이들 중 한 팀에서만 100승을 달성한 투수는 총 21명이다. 복수의 팀에서 100승을 달성한 투수는 8명으로 나타났다.

통산 100승을 기록할 당시 김광현. 사진제공|SK 와이번스


● 그밖의 기록들

김시진은 역대 최소시즌(5시즌)과 최소경기(186경기) 100승을 기록한 주인공이다. 정민철은 1999년 6월 30일 해태전에서 100승을 올려 역대 최연소(27세3개월2일) 기록을 달성했다. 이는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다. 이상군은 2000년 4월 30일 잠실 LG전에서 100번째 승리의 감격을 맛보면서 38세9일이라는 역대 최고령 100승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상목은 삼성 시절이던 2008년 가장 긴 19년차에 100승 고지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앞으로 100승 투수를 보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현역 투수 중 현재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에서 활약하는 류현진이 98승으로 가장 유력한 후보지만, KBO리그에 언제 복귀할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오히려 두산의 더스틴 니퍼트(92승)가 내년쯤이면 역대 외국인투수 최초로 KBO리그 개인통산 100승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79승을 기록 중인 SK 채병용은 페이스가 더뎌 100승까지 도달할지는 의문이다. LG 차우찬이 78승을 올린 상황이어서 2019시즌에 100승 투수가 될 수 있다.


이재국 전문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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