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버스’ 동해안 순회 시작 연곡해변솔향기캠핑장서 첫선
1일 강원 강릉시 연곡해변솔향기캠핑장을 방문한 ‘책 읽는 버스’ 옆에서 아이들이 마음에 드는 책을 골라 보고 있다. 책버스를 발견한 후 부모 손을 이끌고 달려오는 아이도 있었다. 강릉=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강원 강릉시 연곡해변솔향기캠핑장에서 1일 최애나 씨(60·여)가 17개월 된 손녀 이지우 양에게 신체 구조를 알려주는 그림책 ‘손이 나왔네’를 놀이하듯 읽어주고 있었다. 연신 까르르 웃는 지우의 웃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림책은 바로 옆에 있는 이동도서관인 ‘책 읽는 버스’(책버스)에서 가져온 것. 엄마 김영화 씨(34)는 “지우가 어려서 물놀이를 오래 못 해 아쉬웠는데 책을 보며 놀 수 있게 돼 정말 반갑다”고 말했다.
휴가철을 맞아 사단법인 ‘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이 문화체육관광부와 KB국민은행의 후원으로 강원 지역 해수욕장과 국립공원 일대를 책버스로 누비는 일정을 시작했다. 첫 지역인 연곡해변솔향기캠핑장에는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2일까지 책버스가 머물렀다.
책버스에서는 영화 상영, 낭송회, 책갈피 및 배지 만들기 프로그램도 운영했다. 탈무드, 명심보감, 논어, 도덕경 포켓북도 무료로 나눠줬다. 운영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오후 5시부터는 대출도 가능하다. 책버스가 문을 열기 전에 미리 와 줄을 서서 기다리는 아이들도 있었다.
이곳은 해수욕장과 소나무 숲이 어우러진 절경으로 유명하다. 올해 개장 1주년을 맞은 캠핑장은 성수기에는 예약 접수를 시작하자마자 곧바로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클래식, 밴드 공연 등도 종종 개최한다. 김명옥 강릉관광개발공사 연곡해변솔향기캠핑장 관리소장은 “독서 행사를 하기는 이번이 처음인데 알차다는 반응이 많다”며 “방문한 분들이 문화의 향기가 흐르는 캠핑장으로 기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책버스는 20일까지 고성군 송지호 오토캠핑장, 설악산 국립공원 등을 거쳐 동해시 망상오토캠핑리조트로 달릴 예정이다. ‘작은도서관…’ 대표인 김수연 목사는 “경치 좋은 곳에서 많은 분들이 책과 함께 좀 더 특별한 추억을 만들고 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릉=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