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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을 위한 김호의 ‘생존의 방식’]경쟁이 아닌, 성취하는 직장생활을

입력 | 2017-07-26 03:00:00


김호 더랩에이치 대표 조직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직장생활을 하며 나는 경쟁(competition)하고 있을까, 성취(achievement)하고 있는 것일까. 경쟁과 성취의 차이에 대해서 과거 나는 큰 주목을 하지 않았다. 경쟁을 통해 성취하고, 성취하는 과정에서 경쟁하기 마련이니까. 하지만 임상심리학자인 클레이턴 라퍼티 박사와 조직문화 전문가인 로버트 쿠크 박사가 1971년 미국 시카고에 설립한 휴먼시너지스틱스사의 리더십 및 조직진단 교육을 받다가 이 두 가지가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배우고는 직장인의 삶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우리는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라는 말을 수시로 듣는다. 외부로는 경쟁사와 시장에서 경쟁하고, 직장 내부에서는 부서 간에, 그리고 승진을 두고 동료 선후배들과 경쟁하며 살아간다. 이러한 경쟁에서 승리할 때 우리는 성취감을 느끼기도 한다. 도대체 경쟁과 성취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일까.

경쟁은 경쟁자를 이기는 것에 자신의 가치를 둔다. 휴먼시너지스틱스사가 수십 년에 걸쳐 사람들의 삶의 스타일을 측정한 결과에 따르면 보통 경쟁에서 승리를 거두는 것에 자신의 가치를 두는 사람들은 공격적인 성향인 경우가 많으며, 다른 사람의 인정과 칭찬에 목말라한다. 이들은 실패를 두려워하며 자신의 목표에 대한 시각을 왜곡시킬 위험이 있다. 반면 성취 지향적인 사람들은 자신이 하는 일이나 분야에서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기준에 도달하는 데 중점을 둔다. 이들은 다른 사람이 부과한 목표뿐 아니라 자신이 설정한 기준에 이르기 위해 개인적으로 노력한다.

이제 왜 이 두 가지를 구분하는 것, 그리고 경쟁보다 성취에 내 삶의 에너지를 집중하는 것이 중요한지에 대해 살펴보자. 비유로 들면 직장, 즉 내가 몸담고 있는 조직은 ‘통장’이고 직업, 나의 전문성은 ‘현금’이다. 과거에는 직장생활을 하다가 나와서 그동안 번 돈으로 아이들 학비 대고 결혼시키고 노후 자금까지 쓰는 것이 우리 부모 세대의 패턴이었다. 지금은 평균 50대 초반이면 직장을 자의 3할, 타의 7할로 떠난다. 퇴직 연령은 점차 낮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정규직이 앞으로 늘어날까 줄어들까. 물론 현 정부에서 정규직 전환 등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4차 산업혁명 등의 흐름을 고려할 때 전반적으로 정규직이 줄어드는 추세는 예상 가능하다.

경쟁을 중심에 두고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은 그 직장에서 위로 올라가기 위해 좁은 사다리를 놓고 치열하게 일한다. 하지만 경쟁에 빠지다 보면 자신의 전문성을 높이는 것보다 윗사람에게 잘 보이고, 경쟁자를 깎아내리고, 매일 회식하며 과도한 ‘사내 정치’에 빠져들 위험이 크다. 반면 성취를 중시하는 사람들은 직장생활을 통해 자신이 어떤 분야에서 우수한 인재가 되고 싶어 하는지에 대해 자기만의 생각을 갖고 있으며, 자신이 생각하는 우수함의 기준을 세우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런 사람은 단순히 직장 내부에서 경쟁하는 것보다 외부나 해외에 자신과 유사한 길을 걸으려는 사람들이 어떻게 행동하거나 자신을 계발하는지 살피고, 그들과 정보를 교류하며, 스스로 배움의 길을 찾아 나선다.

이러한 성취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경쟁을 하게 되지만, 이들은 남을 이기는 것보다는 자신이 세운 기준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그 과정을 통해 자기만의 전문성, 즉 확고한 직업을 만들어 나간다. 경쟁 중심적인 사고와 행동을 하는 사람들은 패배하면 매우 분노하고, 자신의 패배를 합리화하고 경쟁자를 깎아내린다. 이들은 패배로부터 배우지 못한다. 하지만 성취 지향적인 사람들은 경쟁에서 지더라도 그로부터 배우려 한다. 이런 사람들은 직장 내에서도 더 오래 필요로 할 뿐 아니라 직장을 떠나서도 다른 직장에 취업하거나 독립하여 자기만의 전문성으로 살아나간다.

직장생활을 하며 나는 매일 경쟁에 지나치게 집중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동료들과의 경쟁 이전에 나는 내가 우수한 수준에 도달하고 싶은 전문 분야가 있는가. 이를 위해 경험을 쌓고 노력하고 있는가. 통장은 많은데 저축한 현금이 없다면 소용이 없다. 마찬가지로 직장 경력은 오래되었는데 자기만의 전문성을 쌓지 못한다면 직장생활은 물론이고 퇴직 후의 삶도 어려워진다.
 
김호 더랩에이치 대표 조직 커뮤니케이션 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