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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대통령 財界간담회에 오뚜기가 참석하는 까닭

입력 | 2017-07-25 00:00:00


문재인 대통령이 27, 28일 청와대에서 일자리 창출과 상생 협력을 주제로 주요 기업 총수들과 만나 만찬을 한다. 새 정부 출범 후 대통령과 기업인들이 갖는 첫 공식 간담회다. 청와대는 “대통령이 경제철학을 기업인과 공유하고 일자리 창출과 대기업-중소기업의 상생 협력을 위한 정부와 기업의 역할에 대해 대화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했다. 14대 그룹까지는 자산 규모로 선정했으나 15위 농협 대신 232위인 식품회사 오뚜기가 포함된 것이 이례적이다.

대통령이 이틀에 걸쳐 7, 8명의 기업인과 소규모로 만나 허심탄회하게 정책 방향을 설명하고, 기업의 어려움을 경청하는 자리는 의미가 있다. 이번 간담회는 과거처럼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얘기하는 자리가 아니라 많이 듣고 정부 차원에서 도와줄 정책은 없는지, 풀어줄 규제는 없는지도 살피는 열린 토론의 장(場)이 돼야 할 것이다.

오뚜기가 특별히 초청된 것을 놓고 재계에선 뒷말이 무성하다. 청와대는 오뚜기의 비정규직 비율이 전체 직원 3099명 가운데 1.16%(36명)로 정규직 채용 모범 사례인 데다 함영준 회장이 지난해 부친으로부터 회사를 물려받으면서 관련법에 따라 1500여억 원의 상속세를 5년 분납하기로 한 것을 높이 평가했다고 한다. 하지만 안전성을 중시하는 식품업체의 특성상 비정규직 비율은 1∼5%로 다른 업종보다 낮은 편이다. 상속세 납부가 모범적이라면 국세청에서 모범 납세 기업으로 표창해 격려할 수도 있을 것이다. 굳이 오뚜기를 끼워 넣어 어색한 자리를 만드는 것은 다른 대기업에 무언의 압박이 될 수밖에 없다.

오뚜기도 이런 부담스러운 초청을 마냥 반길지 모르겠다. 대기업도 아닌 중견기업이 권력의 주목을 받는 것이 중·장기적으로 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다. 무엇보다 청와대가 대통령 만찬에 명단을 넣고 빼는 방식으로 기업에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은 고압적일뿐더러 기업을 동반자로 여기는 자세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