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 6세 어린이’ 끝까지 엄마 걱정
○ 시민단체, 국회 진상조사 건의 추진
20일 전남지방경찰청에 따르면 목포경찰서는 19일 A 군의 학대 가능성을 제기하는 수사요청서를 받고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는 이유로 B 경사를 보직 이동시켰다. 그리고 나머지 직원을 상대로 ‘특별교양’ 교육을 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광주동부경찰서는 지난해 9월 의료진의 신고를 받은 뒤 ‘아동학대가 의심된다’는 문서와 전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7차례에 걸쳐 관할 목포경찰서에 보냈다. 그러나 목포경찰서는 A 군 사례를 조사한 광주아동보호전문기관으로부터 ‘학대가 아닌 것 같다’는 의견을 전달받은 뒤 수사를 진행하지 않았다.
수사 중단 직후인 같은 해 10월 6일과 20일 A 군은 친모 최모 씨(35·구속 기소)의 동거남 이모 씨(27·구속 기소)로부터 참혹한 폭행을 당했다. 최 씨의 방치까지 겹치면서 A 군은 한쪽 눈을 잃었고 고환 제거, 양팔과 다리 골절 등의 중상을 입었다.
시민단체들은 국회에 A 군 사건의 전면적인 진상조사를 건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경찰은 20일 뒤늦게 정식 감찰에 나섰다. 목포경찰서 관계자는 “감찰 조사를 시작한 만큼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과정에 대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경찰청도 의료기관이 아동학대 의심신고를 하면 반드시 내사나 수사에 착수하라는 지침을 이날 전국 경찰에 내려보냈다. 또 A 군 사건과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경찰과 아동보호전문기관이 반드시 동행해서 조사 현장에 출동하고 합동회의를 여는 등 협력체계를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A 군은 이 씨로부터 폭행당할 때 눈물은커녕 비명도 지르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등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20일 이 씨가 가장 심하게 폭행할 때도 A 군은 소리조차 전혀 내지 않았다. 혹시 자신이 비명을 질렀을 때 이 씨가 엄마를 때릴 수도 있다는 걱정이 들어서다. A 군은 이달 열린 재판에서도 “삼촌(이 씨)이 많이 때렸다”고 말하면서도 “엄마한테는 (걱정할까 봐) 맞았다는 말을 못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마지막 폭행 후 9개월 가까이 지났지만 여전히 A 군의 몸 상태는 불안하다. 몸에 열이 약간이라도 있으면 대형 병원으로 옮겨진다. 간과 담도관 손상이 워낙 커 후유증이 우려돼서다. 실명한 눈에 염증이 생겨 의안을 교체하는 등 치료도 받아야 한다. A 군 주치의인 한석주 연세대 의대 교수(57)는 “A 군은 일반인이 평생 다칠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상처를 입었다”며 “다행히 수술이 잘돼 현재까지 특별한 후유증이 없지만 앞으로 긴장을 놓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특히 A 군의 정신적 상처를 걱정했다. 그는 “A 군이 처음에 유난히 활기차게 행동한 건 의지할 곳 없는 상황에서 처음 본 사람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려던 것”이라며 “A 군 마음의 상처는 평생 치유해야 한다”고 했다.
다행히 A 군은 최근 어린이집에 다시 가고 일주일에 한 번 자신을 돌보는 생활지도사와 함께 키즈카페도 가는 등 조금씩 안정을 되찾고 있다.
하지만 A 군의 미래는 여전히 불안하다. 광주지검 목포지청은 최 씨의 친권 상실을 법원에 청구한 상태다. 친권 상실 여부는 27일 1심 선고 후 결정된다. A 군을 맡아 키울 친인척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친권 상실이 이뤄지면 사회복지시설이나 위탁가정에서 생활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