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전남서 범행… 작년 피해신고 “시간 너무 지났다”며 접수 거부… 세번째 찾은 도봉署가 7명 붙잡아
5년 전 여고생을 집단 성폭행한 혐의로 20대 남성 7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피해 여고생은 사건 후 자살까지 시도하는 등 정신적 후유증에 시달리다 뒤늦게 경찰에 신고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경찰이 잇달아 사건 접수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 도봉경찰서는 2012년 전남 지역의 한 모텔에서 A 씨를 성폭행한 혐의(특수강간)로 20대 B 씨를 구속했다고 17일 밝혔다. 경찰은 같은 혐의로 남성 6명을 추가로 붙잡아 조사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A 씨는 “놀러가자”는 친구의 연락을 받고 사건이 일어난 모텔을 찾았다. 모텔에는 친구뿐 아니라 B 씨 등 처음 보는 남성 3명이 있었다. 이들은 강압적인 분위기 속에 A 씨에게 양주 등 독한 술을 먹였다. A 씨가 술에 취한 뒤 다른 남성 3명이 합류했다. 이들은 A 씨를 성폭행한 뒤 모텔 근처 골목에 버려둔 채 도망쳤다.
A 씨는 사건 충격으로 신고도 못한 채 수년간 후유증에 시달렸다. 병원 치료를 받고 수차례 목숨을 끊으려고도 했다. 뒤늦게 A 씨와 가족은 지난해 전남의 한 경찰서에서 신고했지만 “증거가 없고 너무 오래 지났다”라며 거부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서울의 한 경찰서에서도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접수하지 못했다.
구특교 kootg@donga.com·권기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