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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여서 사는 것이 어디 갈대들뿐이랴
바람 부는 언덕에서, 어두운 물가에서
어깨를 비비며 사는 것이 어디 갈대들뿐이랴
마른 산골에서는 밤마다 늑대들 울어도
쓰러졌다가도 같이 일어나 먼지를 터는 것이
어디 우리나라의 갈대들뿐이랴
-마종기 ‘밤노래 4’에서
시집 제목을 ‘모여서 사는 것이 어디 갈대들뿐이랴’로 지음으로써 작품 또한 같은 제목으로 종종 여겨지긴 하지만, 이 시의 제목은 ‘밤노래 4’로 ‘밤노래’ 연작 중 하나다. 1980년대에 나온 이 시집은 80년대의 엄혹함을 비춘 것으로도 읽혀지지만 내게는 모국에 대한 시인의 그리움 또한 짙게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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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종기 시인은 이국에서도 모국어로 시를 쓰면서 10여 권의 시집을 냈다. 동아일보 DB
김지영기자 kimj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