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실정법 위반했는지 잘 몰라… 박근혜 출당, 시체에 칼질하는 것… 탄핵 못막은 책임물어 친박 청산” “극우로 가나” 당내서도 우려 커져
류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을 만나 “박 전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실패했다는 데 동의한다”면서도 “어떤 실정법을 위반했는지 잘 모르겠다. 대통령이 태반주사를 맞은 게 법적으로 문제될 건 없지 않느냐”고 했다. 이어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를 “국정 농단이 아니라 국정 실패”라며 “국정 농단은 언론 환경이 (진보 진영에 유리하게) 기울어진 운동장임을 반영하는 단어”라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을) 뇌물죄로 엮으려는데 구체적인 게 없어서 검찰이 고생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한국당 혁신에 대해선 “새누리당(현 한국당)은 정치적 혼란의 한복판에서 어떤 투쟁을 해야 할지 깨달아야 했는데 휩쓸려 다녔다”며 “탄핵 때 당의 모습은 지리멸렬했고, 그것을 바로잡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박 전 대통령 출당’ 여부를 묻는 질문에 “감옥에 계신 박 전 대통령을 출당 조치하는 것은 시체에 칼질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류 위원장은 박근혜 정부 당시 학계의 대표적 친박 인사로 꼽혔다. 바른정당 김무성 의원이 새누리당 대표 시절인 2014년 12월 고 박세일 전 의원을 여의도연구원장에 임명하려 하자 청와대는 류 위원장을 밀었다. 김 의원이 이에 반대하면서 여의도연구원장직은 7개월간 공석이었다. 매주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한 태극기 집회에 참석했다는 류 위원장은 현재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부이사장을 맡고 있다.
류 위원장의 시각에 당내에서는 우려가 터져 나왔다. 영남권의 한 재선 의원은 “20% 안팎의 탄핵 반대층에 기댄 정당으로 굳어 버릴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바른정당 복당파인 장제원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당이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극우화되는 것 같다”고 했다. 이에 홍준표 대표는 “극우란 개념을 한 번 찾아보고 비판하라”는 댓글을 달았다. 바른정당 이혜훈 대표는 “홍준표식 혁신의 방향이 태극기라는 것이 드러났다”며 “그게 혁신이라면 국민을 바보로 아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홍수영 gaea@donga.com·박훈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