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동 40년만에 2022년 철거 잠정 합의 서울숲 면적 당초 계획대로 확대… 市 “美밀레니엄 파크처럼 꾸밀것” 소음-미세먼지 고통 주민들 환영 대체부지-보상비용 등은 합의 못해… 이전 협약식 행사 1시간전 취소
서울 성수동 삼표레미콘 공장이 40년 만에 철거돼 이전할 것으로 보인다. 공장이 사라지면 서울숲 공원과 연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땅 소유주 현대제철과 운영업체 삼표산업이 세부 조율 과정에서 이견을 보여 본격 철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서울 성수동 삼표레미콘 공장이 운영 40년 만에 철거, 이전한다. 공장이 옮겨가면 공원으로 탈바꿈한다. 서울시는 성동구와 부지 소유주인 현대제철, 공장 운영업체인 삼표산업이 2022년 7월까지 삼표레미콘 공장을 철거하는 데 잠정 합의했다고 10일 밝혔다. 다만 큰 틀에서는 합의를 봤지만 현대제철과 삼표산업이 세부 조율 과정에서 이견을 보여 공원화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 성동구 숙원사업 해결 가닥
1977년 가동을 시작한 삼표레미콘 공장은 40년 동안 서울의 주요 공사현장에 레미콘을 공급했다. 하지만 공장 주변 일대가 준공업지역에서 주거지역으로 바뀌면서 공장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다. 공장에서 나오는 소음과 미세먼지, 공장을 드나드는 대형 레미콘 차량이 야기하는 교통 체증에 대한 불만이 급증했다. 성동구청이 2015년 구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88%가 공장 이전에 찬성했다. 구민 약 15만 명이 공장 이전을 요청하는 서명에 동참했다.
구민들은 공장 이전을 환영하고 있다. 인근 성수동1가에 사는 이모 씨(54·여)는 “공장의 소음과 분진이 신경 쓰여 창문도 제대로 못 열고 살았다”며 “지금이라도 이전 결정이 나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 세부사항 이견 과제
서울시는 연말 후속협약을 맺기 전까지 이전 조건을 두고 현대제철과 협의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현대제철이 성수동 땅을 대체부지와 맞바꾸거나 매입해 달라고 요구하면 서울시가 결정하기로 했다. 이전 비용은 감정가를 감안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큰 틀에서는 합의했지만 현대제철과 삼표산업이 공장 대체부지를 어디에 둘 것이냐 등을 두고 막판 의견 차이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당초 이날 오전 서울시장과 성동구청장, 현대제철 및 삼표산업 대표가 하기로 했던 ‘삼표산업 성수공장 이전 협약식’도 행사 1시간을 앞두고 취소됐다. 이에 따라 완전 철거까지는 예상보다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서울시 관계자는 “공장 이전 자체에 대한 합의는 마무리됐다”며 “현대제철과 삼표산업이 서로 이견을 보인 세부사항도 곧 조율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올해 마장동 한국전력공사 부지 이전을 확정하고 삼표레미콘 공장 문제도 해결하게 돼 성동구 도시 발전에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됐다”며 “공장 이전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행정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정지영 기자 jjy20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