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감주나무
금관 모양의 꽃을 피우는 모감주나무.
무환자나뭇과의 갈잎중간키나무 모감주나무의 꽃은 금관(金冠)처럼 빛난다. 그래서 모감주나무를 골든 레인 트리(Golden Rain Tree)라 부른다. 여름에 모감주나무가 꽃을 피우면 마치 황금비가 내리는 것 같다.
금관은 우리나라 고대사회를 상징하는 공예품이자 최고 권위를 상징한다. 그래서 누구나 금관을 갖고 싶어 한다. 그러나 현실은 금관은커녕 동관조차 갖지 못하지만, 모감주나무가 사는 법을 찬찬히 살피면 누구나 쉽게 금관을 가질 수 있다.
황금의 꽃이 바람에 떨어지면 꽃 진 자리에 연두색의 꽈리 같은 열매가 부풀어 오른다. 연두색의 열매가 갈색으로 변하면 그 속에 서너 개 정도의 열매가 세상 밖으로 얼굴을 내민다. 열매는 염주를 만드는 데 쓰인다. 그래서 모감주나무를 염주나무라 부른다. 모감주나무의 열매는 부모인 ‘근심을 없애는 열매’를 뜻하는 무환자나무의 열매보다 작지만, 큰스님만 사용할 수 있었을 만큼 귀했다. 요즘엔 모감주나무를 가로수나 정원수로 많이 심는다.
현재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모감주나무는 없다. 다만 태안 안면도와 완도 대문리 및 포항 발산리의 모감주나무 군락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돼있다. 모두 바닷가에 살고 있는 모감주나무 군락은 파도 소리를 들으면서 살아간다.
강판권 계명대 사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