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진출기업을 국내로 복귀하도록 혜택을 주는 유턴기업지원법이 시행 4년을 맞았지만 올해 돌아온 기업은 2곳에 그쳤다. 4년간 돌아온 기업 40곳도 대부분 중소기업이고 대기업은 지난해 6월 국내로 이전한 LG전자 멕시코 몬테레이 세탁기공장이 유일하다. 국내 복귀 후 7년 동안 법인세를 감면해주고 기업당 최대 60억 원 한도로 투자보조금을 지원하는데도 큰 효과가 없다는 얘기다.
정부가 2013년 법까지 만들어 기업의 국내 유턴을 독려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 독일 등 선진국에서 제조업 지원강화정책을 통해 해외투자기업을 유턴시키는 현장을 목도했기 때문이다. 미국은 버락 오바마 정부 당시 혁신을 통한 기업 육성정책을 편 덕에 2010년 16곳에 불과했던 유턴 기업이 2016년 300곳을 넘었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는 이것도 부족하다며 법인세를 35%에서 15%로 내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1개의 규제를 만들 때 2개를 없애는 ‘원 인, 투 아웃(One in, Two out)’ 제도도 도입했다.
한국에서 2016년 6월 기준 해외투자 국내 기업은 1만1953개사로 이 회사들이 현지에서 채용한 인력만 340만 명에 이른다. 이 중 20%만 국내로 유턴해도 현재 120만 명에 이르는 청년실업자 중 절반 이상에게 일자리가 생기는 셈이다. 실제로 유턴법 시행 초반에는 비교적 많은 수출기업이 한-유럽연합(EU),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기대감을 업고 유턴했다.
기업들이 이전을 결정할 때 비용을 중시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첨단 제조업 기반시설, 고부가가치 기술기업이 모인 클러스터에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이 서야 생산시설을 옮긴다. GE 포드 보잉 등 미국 기업뿐 아니라 삼성전자 LG전자까지 미국으로 몰려가는 것은 세금 지원만이 아니라 대학부터 연구소까지 이어진 산업생태계에 이끌려서다. 스위스 국제경영대학원(IMD)이 평가한 한국의 투자매력도는 61개국 중 42위로 중국(25위)보다 낮다. 이 상태로는 기업과 일자리를 빼앗길 수밖에 없다. 규제프리존 특별법 제정으로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야 기업도 돌아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