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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한미훈련 중지 등 9개 요구 제시

입력 | 2017-06-26 03:00:00

민화협 ‘南당국에 묻는다’ 질문장… 제재철회-女종업원 송환 등 촉구
“핵 전제한 대화 꿈도 꾸지 말라”




북한 대남기관인 민족화해협의회(민화협)가 23일 한국 정부를 향해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9개 항목의 공개 질문을 보냈다.

‘온 민족의 이름으로 남조선 당국에 묻는다’는 제목의 이 질문장에는 북한이 한국 정부에 요구하는 사항들이 모두 담겼다. 구체적으로는 △민족 이념을 토대로 한 자주적 남북관계 개선 △한미 군사훈련 중지 △상호 비방 중상 중단 △남북 군사적 충돌 위험 해소를 위한 실질적 조치 △남북 대화에서 핵 협상 배제 △제재 압박과 대화 병행 정책 철회 △보수정권의 대북정책 청산 △집단탈출 여종업원 송환 △민족대회합 개최가 포함됐다.

민화협은 질문장에서 “남조선 당국이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근본적이고 원칙적 문제에 함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6·15공동선언에 기초해 북남 관계 발전과 자주통일의 새 장을 열어나가는가, 대결의 악순환을 거듭하며 보수정권의 전철을 그대로 밟다가 재앙을 불러오는가 하는 운명적 시각에 남조선 당국은 책임 있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지만 북한의 요구 조건은 상당 부분 한국 정부가 수용하기 어려운 것들이다.

우선 미국을 배제한 남북관계 전진은 한미동맹을 와해시키려는 의도를 내포하고 있다. 대북제재 역시 유엔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한국이 북핵 문제가 해결되기 전에 홀로 국제 공조에서 발을 빼기 힘든 상황이다. 북한은 “핵 문제는 미국에 의해 산생되었기에 조미 사이에 해결돼야 할 문제”라며 “핵 문제를 전제로 한 ‘대화’는 꿈도 꾸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질문장에서 주한미군 철수와 같은 과격한 요구는 빠졌지만 북한이 수시로 요구해 온 한미 군사훈련 중단은 역대 어느 정부도 수용한 적이 없다. 또 중국에서 탈북한 여종업원 12명 송환 역시 우리 정부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요구사항이다.

다만 상호 비방 중단은 과거 남북 간에 합의된 사항이다. 또 민족대회합 개최나 군사적 충돌 위험 해소를 위한 조치, 보수 정부의 대북정책 청산 등은 북한의 주장을 어느 정도 수용이 가능해 보인다.

민화협은 “중대한 시점에서 남조선당국은 선택을 바로 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북과 남, 해외가 자기들의 태도를 주시하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고 우리의 물음에 명백한 대답을 해야 한다”고 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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