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주말극 ‘비밀의 숲’
배우 조승우(오른쪽)와 배두나가 감정이 없는 검사와 열혈 형사로 연기 호흡을 맞추는 tvN 드라마 ‘비밀의 숲’. tvN 제공
tvN에서 토·일요일 오후 9시 방송하는 드라마 ‘비밀의 숲’은 스토리 구성만으로 보면 클리셰 덩어리다. 검사와 스폰서. 비밀스러운 죽음의 비밀을 파헤치는 검사와 형사의 팀플레이…. 영화 ‘내부자들’과 ‘더 킹’, 드라마 ‘거짓말’ 등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 수없이 변주된 부패한 권력의 뒷이야기라는 점에서 “또 검사 얘기야?”라는 평가도 나온다. 게다가 최근 시청자들은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한 현실을 뉴스로 접하며 ‘리얼리티’에 대한 기준을 한껏 높인 상황.
진부해 보이는 소재에 생명을 불어넣는 것은 배우들의 연기력이다. 조승우는 건조한 말투와 눈빛으로만 화면을 장악하면서 감정 없는 검사 황시목을 어떻게 표현할까 의아해하던 시청자들의 기우를 날려버린다. 무심한 표정으로 살인 현장에서 피해자가 사망한 경우의 수를 재현하는 모습과 검사실에서 침묵만으로 용의자 강진섭을 압박하는 장면은 1, 2회의 베스트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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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황시목의 파트너 한여진(배두나)의 매력과 활약이 아직 두드러지지 않은 점, 형사재판 절차가 지나치게 드라마틱하게 묘사되어 현실성을 잃은 모습은 아쉽다.
장르물에 익숙해진 시청자들의 추리는 이미 제작진보다 한발 앞서고 있다. ‘비밀의 숲’ 인터넷 게시판에는 범인 추리와 향후 전개에 대한 예측이 한창이다. 마지막 회까지 시청자들의 예상을 뛰어넘으며, 긴장감을 잃지 않고 질주하는 것이 이 작품의 과제다. ★★★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