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영화 ‘용순’의 신준 감독-배우 이수경
열 살 차이지만 촬영 내내 친구처럼 지냈다는 배우 이수경(왼쪽)과 신준 감독. 신 감독은 “수경 씨가 처음엔 수줍음 많고 낯가리는 성격인 줄 알았는데, 겪어보니 당차고 야무진 용순이 성격 그대로였다”고 말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열여덟 용순의 뜨거웠던 여름을 그린 영화 ‘용순’.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얼마 안 된 배우 이수경은 “용순이는 학교 다녔을 때의 저랑 많이 닮았다”고 했다. “소극적이고 부끄러워하고 당당하지 못한 여고생이 아닌 누구보다 당돌하고 거침없는 여고생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그게 저랑 더 잘 맞기도 하고요.(웃음)”
영화에는 용순을 흔드는 두 인물이 등장한다. 용순의 첫사랑이자 육상 여고대항전 감독으로 온 체육 교사(박근록)와 죽은 엄마 대신 아빠가 데려온 몽골인 새엄마(얀츠카)다. 사춘기 여고생에게 불어닥친 연애사와 가정사는 가혹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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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상영된 한국 독립영화는 48편. 상업영화(108편)의 절반에 못 미친다. 같은 기간 흥행 순위 20위에 이름을 올린 독립영화는 단 한 편뿐이다. 속된 말로 ‘용순’은 돈 안 되는 영화다.
“상업영화가 요구하는 장르적 특성, 드물게 흥행하는 독립영화 특유의 사회 비판적 시각 모두 제 색깔은 아니었어요. 양극에서 고민하다 졸업 작품으로 찍었던 단편을 장편으로 만들 기회가 생겼죠. 모두 잊고 있었지만 마음속으로는 기다렸던 영화이길 바랍니다.”(신 감독)
영화를 향한 애정은 감독만의 것은 아니었다. 출연료도 받지 않고 용순이가 되기로 결심했다는 배우가 있었기 때문. “싱그럽고 아기자기한 일본 영화를 좋아해요. 영화 ‘용순’의 시나리오를 보는데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바닷마을 다이어리’가 떠오르더라고요. 오래 기다렸던 장르의 영화여서 기쁜 마음으로 출연을 결심했어요.”(이수경)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 담임선생님과 육탄전을 벌이고 이별을 막기 위해 임신했다며 거짓말까지 하는 용순. 아버지와 새엄마에게 일상적으로 폭언을 퍼붓는 등 갖은 사건 사고를 저지르는 주인공이지만 신 감독은 이렇게 덧붙였다. “‘그래도 난 용순이를 응원한다. 저질러라’라는 평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영화를 통해 제가 하고 싶은 말이기도 합니다. 하하.”
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