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 사옥까지 팔았던 한국화장품… 중저가 ‘더샘’ 무기로 흑자전환 코스모코스로 사명 바꾼 소망화장품… 신기술 적용한 ‘비프루브’ 내놔 코리아나화장품은 中공장 가동… 현지화 통해 가격경쟁력 확보
한국화장품이 2010년 자회사 ‘더샘인터내셔날’을 통해 선보인 중저가 브랜드 ‘더샘’의 일본 도쿄 신주쿠 매장(위쪽). 더샘은 현재 중국, 일본 등 16개국에 진출해 있다. 코스모코스(옛 소망화장품)가 선보인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비프루브’ 매장. 각 회사 제공
한국 화장품 업계를 주름잡았던 ‘K뷰티 1세대’ 기업들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이들은 한때 변화하는 유통환경과 소비자 취향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고 업계의 중심에서 밀려났다. 하지만 최근 신소재 개발과 연구력, 영업력을 앞세워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2011년 KT&G가 인수한 소망화장품은 지난해 코스모코스로 사명을 변경하고 더마코스메틱(과학기술을 적용한 화장품) 브랜드 ‘비프루브’를 최근 내놨다. 비프루브 제품 역시 인천에 있는 코스모코스 자체 공장에서 대부분 생산된다. 코스모코스 관계자는 “소망화장품 설립 당시(1994년)부터 운영해온 산하 ‘피부과학연구소’에서 다양한 신기술 및 신소재 연구를 해왔다. 현재 특허 보유 건수만 32건에 이른다”고 말했다.
자체 연구개발 및 생산 능력을 갖고 있는 1세대 기업들이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해외 진출에 상대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이다. 현지에 직접 생산공장을 건설하면 위생허가 등 비관세 장벽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으며 현지에 제품을 공급할 수 있다. 한불화장품과 로드숍 브랜드 ‘잇츠스킨’이 합병한 ‘잇츠한불’이 올해 하반기 중국 후저우에 공장 설립을 추진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잇츠스킨의 대표 상품인 달팽이크림은 한불화장품이 자체 개발한 달팽이 점액질 성분을 사용하지만 중국 당국의 위생허가를 받지 못하며 1년 이상 직접 수출이 중단돼 왔다.
코리아나화장품도 지난해 중국 현지법인 ‘코리아나천진유한공사’의 공장을 완공해 가동하기 시작했다. 코리아나의 ODM·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관계사인 비오코스는 중국 수출 전문 업체 ‘송정’과 5년간 약 600억 원 규모의 공급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코리아나화장품 관계자는 “현지 공장 설립으로 중국 화장품 시장의 수요에 맞춰 제품을 생산하면서도, 현지화를 통해 생산 단가를 낮출 수 있어 경쟁력 향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혜미 바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고가 화장품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낮아지면서 화장품 유행 주기도 점점 빨라지고 있다. 1세대 기업들은 제품 개발, 생산력을 바탕으로 트렌드에 부합하는 제품을 발 빠르게 내놓으면서도 소비자 신뢰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유리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