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예측기술 개발 이건호 교수 “사람들이 난치병 공포 벗어날 때, 그걸 연구하는 과학자도 행복해져”
조선대 치매국책연구단 이건호 단장이 5일 3차원(3D) 프린터로 만든 자신의 뇌 모형(오른쪽)과 서양인 표준 뇌 모형을 비교하며 한국인 뇌 지도 작성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광주=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그는 ‘엉뚱하게’ 헌법 이야기부터 꺼냈다.
“누구나 행복하게 살아야 하잖아요. 치매 같은 질병의 공포에서 벗어나게 하면 사람들이 행복해하고 그걸 연구한 저 같은 과학자도 행복하니까요. 이런 마음이라 늘 새로운 연구 하는 게 좋았을 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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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대학입시를 치른 1985년은 당시 정부가 유전공학을 국책사업으로 지원하던 때였다. 대학생이 되기 전이었지만 이대실(현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책임연구원), 유명희(현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 등 해외에서 연구하던 생명과학자들이 조국을 위해 일하겠다며 속속 한국으로 돌아와 연구에 매진하게 됐다는 소식을 들으며 가슴이 뛰었다고 했다.
그에겐 이런 과학자들 외에도 스승으로 여기는 존재가 적지 않았다. 수많은 논문과 전문서적이 그렇다고 했다. 또 하나의 스승은 4년여 동안 치매예측을 위한 국책연구를 이끌면서 만난 많은 노인이라고 했다.
“치매예측 기술의 정확도를 높이려면 노인의 뇌영상이 많을수록 좋고 치매 환자의 뇌를 기증받아 연구하는 게 중요해요. 연구에 참여한 노인 중 많은 분이 기꺼이 사후 자신의 뇌를 내어주시겠다고 해서 마음의 스승으로 생각하고 있죠.”
그 자신 역시 사후 뇌를 기증해 치매예방 연구에 마지막까지 보탬이 되겠다고 했다. 조선대가 자리 잡은 광주를 포함한 호남 지역은 전국적으로 고령인구가 가장 많은 곳으로 꼽힌다. 그만큼 치매가 지역사회의 큰 사회적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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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