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기획사 SM에서 신곡 ‘To Be Alive’ 낸 재즈계 거장 스탠리 클라크
최근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 ‘SMT 서울’에서 만난 미국 베이스기타 거장 스탠리 클라크. 뒤쪽 벽면에 동방신기, 보아 등 SM 아이돌 CD가 가득 꽂혀 있다. 클라크는 “한국엔 대단한 실력의 가수가 많다. 이곳의 새로운 음악 비즈니스 모델은 정말 쿨하다”고 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스탠리 클라크 밴드가 최근 엑소, 레드벨벳이 속한 SM엔터테인먼트에서 신곡(‘To Be Alive’)을 냈다. 미국 재즈 거장이 한국 아이돌 기획사를 택한 이유가 뭘까. 최근 내한한 클라크를 서울 강남구 ‘SMT 서울’에서 이성수 SM 프로듀싱본부장(이사)과 함께 만났다.
“미국 음악은 이제 바깥에서 해답을 찾아야 합니다. 비틀스, 지미 헨드릭스를 배출하며 영국과 미국이 그간 많은 일을 했지만 미래를 움직일 바람이 이제 다른 데서 불고 있어요.”(클라크)
그는 “당신들이 미래”라며 이 이사를 가리켰다. “SM 같은 한국 회사들이 비디오와 소셜미디어에 강하다는 걸 압니다. 요즘 젊은이들에게 음악은 ‘듣는 것’보다 ‘보는 것’이죠. 이걸 꿰뚫고 빨리 움직이고 있어요. 반면 미국 음반계엔 여전히 구태의연한 부분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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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자녀와 밴드 멤버들 역시 클라크의 ‘회춘’을 돕는다. 그의 아들 크리스는 이번 신곡 ‘To Be Alive’에 래퍼로 참여했다. 크리스는 곧 개봉하는 래퍼 투팍(1971∼1996)의 전기 영화에서 조연도 맡았다.
클라크는 랩이 포함된 ‘To Be Alive’를 자신의 새 앨범에 첫 곡으로 넣을 작정이다. “이르면 10월쯤 신작이 나올 거예요. ‘To Be Alive’는 요즘 제가 20대 초반의 혈기왕성한 멤버들과 순회공연을 다니며 느낀 생동하는 기분을 즉흥적으로 담은 유쾌한 곡입니다.”
그간 클라크의 대표곡 역시 공교롭게 10대의 학창시절을 기억하는 ‘School Days’(1976년)였다. “1976년 그래미상을 타고 너무 기뻐서 침대에 걸터앉아 베이스기타를 마구 후려치다 만든 곡이에요.” 칠순을 앞둔 지금도 그는 10대 때처럼 ‘상자 밖에서 생각하기’를 모토로 삼고 있다고 했다. 공연과 녹음 일정이 없을 때면 그는 캘리포니아주 토팽가 협곡 지대에 있는 자택에서 농사와 양봉 일에 집중하며 생각을 연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