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천안종합동장에서 \'2017 FIFA U-20 월드컵\' 한국과 포르투갈의 16강 경기가 열렸다. 한국 신태용 감독이 선수들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천안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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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호의 실패 3가지 키워드
조별리그 1·2차전에서 연승을 거두며 일찌감치 16강 토너먼트 진출을 확정했지만, 거기서 끝이었다.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코리아 2017’에 출전했던 한국은 30일 포르투갈과의 16강전에서 1-3 완패를 당하며 조기에 대회를 마쳤다. 안방에서 펼쳐지는 대회인 만큼 1차 목표인 8강을 넘어 4강 신화의 재현도 가능하리란 낙관적 기운까지 감돌았으나,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3가지 키워드로 U-20 대표팀의 여정을 돌아본다.
사진제공|FIFA U-20 월드컵 홈페이지
● 세트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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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 직전인 5월 14일 고양에서 벌어진 세네갈과의 최종 평가전. 필드골로 2득점한 한국은 세트피스로만 2골을 내주며 2-2로 비겼다. 경기 후 신 감독은 “세트피스 수비 상황에서도 감출 것은 감췄다”고 밝혔다. 전력노출을 피해 세트피스 공격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준비한 것들을 보여주지 않았다는 얘기였다. 다행히 한국은 이번 대회 4경기에서 세트피스 실점을 하진 않았지만, 신 감독이 그토록 자신했던 세트피스 득점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평가전에서조차 제대로 실험하지 않았던 세트피스 공격은 어쩌면 실패가 예정된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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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연승
한국은 기니와의 A조 1차전에서 3-0으로 승리한 뒤 U-20 월드컵 최다우승국(6회) 아르헨티나도 2-1로 제압했다. 쾌조의 2연승으로 일찌감치 16강행을 확정했다. ‘비겨도 조 1위’를 차지할 수 있는 잉글랜드와의 3차전을 앞두고 신 감독은 “이승우, 백승호(이상 FC바르셀로나FC)에게는 휴식을 주겠다”며 로테이션을 선언했다. 결과적으로 한국과 달리 승리가 간절했던 상대에게 우리의 패를 미리 보여준 꼴이 됐다.
‘휴식을 주겠다’는 말은 결장의 의미로 해석됐지만, 정작 잉글랜드에 0-1로 뒤지자 신 감독은 이승우와 백승호를 후반 차례로 교체 투입해 고개를 갸우뚱하게 했다. 그러나 이미 기운 전세를 뒤집지는 못했다. 잉글랜드전 패배로 조 2위로 밀려나며 ‘1위 프리미엄’을 놓쳤고, 한껏 올랐던 팀 분위기도 다소 김이 빠졌다. 2연승 후 현명하게 대처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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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4-2
평소 거침없는 성격의 신 감독은 자신감도 남다르다는 평가를 듣곤 한다. “포르투갈 분석은 끝났다”며 그가 야심 차게 꺼낸 카드는 조별리그에선 한 번도 제대로 사용하지 않았던 4-4-2 포메이션이었다. 결정적 패착이었다. 공격의 중심인 좌우날개 이승호-백승호의 활용도가 눈에 띄게 떨어졌다. 후반 9분 만에 선수 교체를 통해 수정을 가했지만, 0-2의 불리한 흐름을 뒤집는 묘수가 되기에는 부족했다. 신 감독은 포르투갈전 패배 직후 “유난히 포르투갈에 운이 따랐다”고 했지만, 실력이 있어야 운도 따르는 법이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