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체서 수거된 휴대전화 2대 복구 급박한 상황 담긴 자료 남아있어… 단원고 교감 출항반대 정황도 나와
세월호 선체에서 나온 휴대전화 87대 중 2대가 복구됐다. 당시 상황을 추측할 수 있는 카카오톡 등 데이터가 비교적 온전히 남아 있어 조사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는 26일 오전 전남 목포 신항 사무실에서 열린 제1소위원회에서 복원 전문업체인 모바일랩이 작성한 디지털 포렌식(디지털 증거를 찾기 위한 수사기법) 보고서를 공개했다.
위원회에 따르면 희생자인 단원고 교사 A 씨의 휴대전화가 마지막으로 정상 작동한 시간은 2014년 4월 16일 오전 10시 1분이었다.
주인이 단원고 학생으로 확인된 다른 휴대전화는 이날 오전 9시 47분까지만 작동했다. 그때까지 2∼5분 간격으로 부재중 전화 목록에 남은 마지막 4통은 부모에게 걸려온 것으로 추정된다. 발신인은 ‘엄마’ ‘아빠’를 가리키는 ‘MOM’ ‘아FA’였다.
김창준 세월호 선체조사위원장은 “복구된 휴대전화의 마지막 수신 시점은 배가 60∼70도 기울어진 때로 3층에 침수가 시작됐을 것”이라며 “희생자들이 메시지를 확인할 마음의 여유가 없었거나 대피 과정에서 휴대전화를 놓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또 단원고 교감 강모 씨가 세월호의 출항을 반대한 정황도 나왔다. A 씨 휴대전화에서는 출항일인 2014년 4월 15일 오후 6시 42분 “안개로 못 갈 듯”, 이어 오후 7시 2분에는 “교감은 취소 원하고”라는 메시지가 발송됐다.
세월호는 당초 오후 6시 30분 출항할 예정이었지만 짙은 안개로 부두에 대기하다 오후 9시경 출항했다. 강 씨는 참사 발생 이틀 뒤인 2014년 4월 18일 “나에게 모든 책임을 지워 달라. 내가 수학여행을 추진했다”는 유서를 남긴 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세종=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