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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스볼 브레이크] 장정석 감독이 바라보는 넥센의 데이터야구

입력 | 2017-05-25 05:30:00

넥센은 축적된 데이터를 실전에 적용한다. 투수교체와 작전, 대타 기용 등에 적극 활용하며 효과를 보고 있다. 대타 타율 1위는 이를 설명하는 좋은 예다. 장정석 감독도 “데이터를 참고해 선수를 기용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며 만족해하고 있다. 스포츠동아 DB


“1차 데이터를 가공해 만든 2차 데이터를 투수교체와 작전 등에도 응용할 수 있다.”

넥센 장정석(44) 감독은 취임 첫날인 지난해 10월28일 데이터를 중시하는 넥센의 팀 컬러를 설명하며 이 같이 말했다. 그 당시 넥센은 축적된 데이터를 응용해 이에 맞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작업에 한창이었다. 타자의 타율과 홈런, 타점, 투수의 방어율과 삼진 등의 1차 데이터를 가공해 세부적인 2차 데이터를 만들고, 이를 실전에서 투수교체와 작전 등에 적용하기 위해서였다.

애초에는 이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시각이 지배적이었지만, 지금까지는(23일 현재) 결과가 나쁘지 않다. 5할대의 승률을 유지하고 있는 데다 특히 대타타율(0.296) 1위라는 지표는 축적된 데이터를 충분히 활용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장 감독에게 데이터를 실전에 적용하는 방법에 대해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장 감독은 “자료에 불과하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100%를 발휘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전제하면서도 “상황에 맞게 선수를 활용하는 데 있어 굉장히 큰 도움이 된다. 확실히 승산이 있다”고 밝혔다.

지난 18일 대타로 나와 끝내기 만루홈런을 친 이택근. 사진제공|넥센 히어로즈


특히 대타를 기용하거나 투수를 교체할 때 데이터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18일 고척 한화전에서 이택근을 대타로 내보내 끝내기 만루홈런(8-6 승리)이라는 최고의 결과를 이끌어낸 것도 데이터를 참고한 결과다. 올 시즌 이택근의 대타 타율은 0.364에 달한다. 장 감독은 “경기 준비과정에 데이터가 빠질 수 없다”며 “자료를 참고해 선수를 기용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상대 투수의 유형에 따라 대타를 기용하거나 선발투수의 교체시기에 상황별, 타순별로 세부적인 데이터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9일 수원 kt전에서 6회 대타로 등장해 동점타를 터트린 김웅빈에 대해서도 “사이드암 투수(고영표)를 상대로 타율(0.583)과 OPS(1.250)가 매우 좋았다”고 했다.

지난 19일 kt전서 대타로 나와 동점타를 터트린 김웅빈. 사진제공|넥센 히어로즈


선수들도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시스템 야구에 서서히 적응하고 있다. 주장 서건창은 “2017시즌에는 기존의 데이터를 더욱 구체화한다고 들었다. 1차원적인 것을 넘어 상황에 맞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까지 살펴보고 현장에 적용한다고 하면 그만큼 이길 확률도 올라갈 것으로 본다”며 “사실 나도 어떤 결과가 나올지 많이 기대된다. 상식을 파괴하는 부분도 있을 텐데, 그것도 야구의 묘미다. 선수들도 그 데이터에 대해 알고 있어야 한다. 데이터 야구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팀이 바뀌고 있기 때문에 나도 저절로 관심이 간다. 모르는 것이 있으면 한 번 더 물어보게 된다”고 했다.

장 감독은 데이터를 적극 활용하면서도 “데이터는 데이터일 뿐”이라고 확실히 선을 그었다. 선수의 멘탈(정신력), 또는 현장의 분위기와 같은 ‘무형의 가치’는 데이터에 포함되지 않아서다. 선수의 준비과정과 몸 상태가 뒷받침돼야 데이터의 활용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의미다. “대타로 대기할 때는 언제 경기에 나갈지 모르니 몸을 많이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김웅빈의 말이 이를 설명한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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