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 총괄 김동건 본부장 “동아리 같은 개발 문화… 창작 욕구 살렸죠”
올해 초 출시한 ‘애프터 디 앤드’와 ‘이블팩토리’도 아이템 구매에 돈이 들지 않는 게임들이다. 애프터 디 앤드는 국내 마켓에서 4600원에 구매한 뒤 추가 결제 없이 즐길 수 있고, 이블팩토리는 게임 진행에 필요한 모든 아이템들을 게임을 통해 얻을 수 있다.
경기 성남시 판교의 넥슨 사옥에서 로드러너원 개발을 총괄한 김동건 넥슨 데브캣 스튜디오 본부장(43·사진)을 19일 만났다. 그는 “다른 회사와 달리 수익성에 구애받지 않는 게임을 출시할 수 있는 것은 개발자의 창작 욕구를 중시해 ‘대학교 동아리’ 같은 개발 문화가 조성된 덕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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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본부장이 로드러너원을 개발하게 된 건 2년 전 스미스 개발자의 사망 소식을 들은 것이 계기가 됐다. 그는 “초등학생 때 로드러너로 게임을 처음 접하고, 개발자의 꿈을 키웠다. 더그 스미스를 기리기 위해, 존경의 의미를 담아 로드러너를 바탕으로 한 게임을 개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자신과 뜻을 같이하는 개발자 3명을 모아 총 4명으로 팀을 꾸렸고, 1년 반의 기간을 거쳐 로드러너원이 탄생했다. 동아리처럼 팀을 꾸렸지만 주말이나 여가 시간에 게임을 개발하는 것은 아니다. 3명의 개발자들은 정식 업무시간에 이 게임을 개발했다.
로드러너 출시 후 김 본부장은 타 게임사 개발자들로부터 “회사가 용케도 그 게임을 출시해줬구나”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수익모델이 없는 게임을 출시하는 것은 기업으로서는 쉬운 결정이 아니기 때문이다. 향후 지식재산권(IP) 활용 정도를 기대할 뿐이다.
넥슨에는 개발자가 아이디어를 내서 만드는 ‘인디’ 장르 게임이 많은데 개발자 중심의 기업 문화와 무관치 않다. 이런 분위기가 조성되기 시작한 건 2014년 경영진이 바뀌면서부터다. 규모가 커지면서 넥슨 특유의 ‘동아리’ 같은 분위기가 사라지는 것에 안타까움을 느꼈던 박지원 넥슨코리아 대표와 정상원 부사장은 개발자가 원하는 게임을 자유롭게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자고 뜻을 모았다.
김 본부장은 “과거에는 수익을 낼 수 있느냐가 게임 출시의 주된 기준이었다. 요즘은 게임이 가지는 의미와 게임이 가져다 줄 기회가 있으면 수익성이 없어도 개발해 보자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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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