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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브로드밴드 “5200명 정규직 전환”

입력 | 2017-05-21 22:45:00


SK브로드밴드가 103개 홈센터 직원 5200여 명을 자회사 설립을 통해 정규직으로 직접 채용하기로 했다.

SK브로드밴드는 현재 초고속인터넷 및 인터넷TV(IPTV) 설치와 사후관리(AS) 관련 위탁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홈센터 직원 전원을 자회사의 정규직으로 직접 채용한다고 21일 밝혔다. SK브로드밴드는 이를 위해 다음달 초 자본금 460억 원 규모의 자회사를 100% 지분투자를 통해 설립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SK브로드밴드는 홈고객센터 76개, 고객지원센터 5개, 기업서비스센터 22개 등 총 103개의 대리점과 업무 위탁 도급계약을 맺고 AS, 회원 유치, 인터넷망 설치 등 업무를 맡겨 왔다.

문재인 정부는 대리점을 통해 고용하는 형태를 간접고용으로 보고 이를 직접고용으로 전환할 것을 요구해왔다. 취임 3일차인 12일 인천공항 비정규직 직원들을 찾아가 “공공부문 비정규직 시대를 열겠다”고 약속한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SK브로드밴드 역시 새 정부의 기조에 맞춰 자회사를 통한 직접고용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SK브로드밴드는 홈 서비스의 전문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자회사 구성원들이 IPTV, 인터넷, 전화 등 기존 서비스뿐만 아니라 인공지능(AI), 홈 사물인터넷(IoT), 홈 시큐리티 등 가정을 기반으로 하는 다양한 서비스도 맞춤형으로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 시행할 계획이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포화된 유선통신 시장에서 상품보다 고객 서비스 차별화가 중요해졌지만 고용불안과 열악한 근로조건으로 홈 센터 직원 이직율이 20%에 달해 고객 서비스를 향상시키는데 한계가 있었다”며 이번 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SK브로드밴드는 7월부터 업무위탁 계약이 종료되는 홈센터 직원을 자회사 정규직 구성원으로 채용해 2018년 7월까지 채용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SK브로드밴드는 이 같은 내용을 23일 이사회를 통해 확정할 예정이다.

이형희 SK브로드밴드 사장은 “회사는 대고객 서비스 담당 구성원들의 고용안정과 처우개선을 통해 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키고 고객의 만족도를 높여 홈 서비스의 본원적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 대리점 업주는 직원이 자회사로 흡수될 경우 기존 대리점은 폐업이 불가피하다는 이유로 이번 조치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자회사를 통한 직접채용으로 인해 수년에 걸쳐 업주들이 운영해 온 중소기업이 모두 문을 닫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대리점 업주들은 22일 서울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정규직 전환 중단 작업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홈 센터 대표들을 대상으로 한 재고용, 영업 전담 대리점 운영, 회사 관련 유관사업 기회 부여, 그동안의 기여에 대한 보상 등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 설명회를 가질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임현석 기자 lhs@donga.com